세계 5위 韓 정유산업, "수소에서 '탄소제로' 탈출구 찾기" 부심

‘탄소제로’라는 난관에 봉착한 정유사들이 수소에서 활로 찾기가 한창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세계 5위의 고도화한 정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돼 타개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8일 “정유 산업은 한국의 6대 수출 산업이지만 탄소 중립 추진 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기존 정제 사업의 감축 외에 추가적인 대안 마련이 다급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에 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사진 SK이노베이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3/18/joongang/20210318144720371ged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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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 빠진 정유사들
정유사들은 우선 정제 시설을 활용한 종합화학회사로의 변신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는 수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의 경우 지주사인 SK㈜가 향후 5년간 약 18조 원을 투자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SK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은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우선 2023년까지 인천에 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부생 수소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생산 공정 중 부가적으로 나오는 친환경 수소다. 이후 2025년까지 수소 관계사인 SK E&S가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25만 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가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왼쪽 흰건물이 ‘H 강동 수소충전소’. [사진 GS칼텍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3/18/joongang/20210318144721489qwnj.jpg)
GS칼텍스는 수소 충전소에 주목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서울 상일동 주유소·LPG충전소 부지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H 강동 수소충전소’의 영업을 시작했다. 서울 시내 민간 부지에 처음 세워진 수소충전소로 휘발유·경유·LPG·전기뿐 아니라 수소까지 공급하는 약 1000평 규모의 융복합 에너지 정거장이다. 수소를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방식으로 충전소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루 70대의 수소차 완충이 가능하다.
![현대오일뱅크는 2040년까지 수소 충천소 300곳을 구축한다. 사진은 복합 주유소 이미지. [사진 현대오일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3/18/joongang/20210318144722674xetd.jpg)
현대오일뱅크 역시 그룹 차원에서 수소에 매달리고 있다.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달 초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로부터 액화석유가스(LPG)를 수입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고,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예정이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를 아람코로 다시 되돌려 보낼 수 있어 탄소 중립도 가능해진다. 오일뱅크는 2040년까지 국내에 수소 충전소 300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에쓰-오일(S-OIL)은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FCI에 투자하며 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사진 에쓰-오일]](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3/18/joongang/20210318144723724bfpr.jpg)
에쓰-오일(S-OIL)은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소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달 초 40여 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한 에프씨아이(FCI)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이번 투자로 2027년까지 100MW 이상 규모의 연료전지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소 경제의 핵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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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제품 직접 생산으로 탄소 중립
수소 외에 정유업계는 종합화학사로의 변신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납사)를 석유화학사에 공급해 왔지만,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장착해 에틸렌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 제품은 생산 과정과 달리 사용 과정에서는 별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정제유 자체보다 탄소 중립 규제가 약한 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오는 8월부터 연간 폴리에틸렌(PE) 85만 톤, 폴리프로필렌(PP) 5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다. GS칼텍스도 연내 가동을 목표로 연산 에틸렌 70만 톤, PE 50만 톤의 시설(MFC)을 짓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에너지정책학)는 “정유업계가 본연의 업무인 정제만으로는 이젠 탄소 중립을 지킬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정유사 BP와 로열더치셸처럼 정유 대신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발전도 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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