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만개 넘은 편의점, 창업해도 되나요?

노승욱 2021. 3. 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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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오프라인 쇼핑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근거리 쇼핑 채널인 편의점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폐업과 공실이 속출했던 지난해에도 3000개 이상 증가하며 5만개를 넘어섰다. 우리 국민 1000명당 1개꼴로 편의점이 들어선 셈이다. 1인 가구 증가, 재택근무로 인한 동네 상권 활성화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성장동력이라는 분석이다. 단, 한쪽에서는 과밀 출점으로 인한 포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업체들의 상생 노력에도 점포당 매출은 지속 감소하고 있어 창업 주의보도 발령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쇼핑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근거리 소량 쇼핑 채널인 편의점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한주형 기자>
▶편의점 5만개 시대

▷25년 걸려 3만개, 5년 만에 2만개 더

편의점 5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 총합은 4만7884개. 2019년 말 4만4881개에서 3003개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를 겪는 중에도 매일 8개 이상씩 순증한 셈이다. 브랜드별로는 CU 1만4923개, GS25 1만4688개, 세븐일레븐 1만501개, 이마트24 5165개, 미니스톱 2607개 순으로 많았다. 여기에 비브랜드 점포를 더하면 전국 편의점이 5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1989년 서울 잠실에 국내 첫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1호점이 오픈한 지 32년 만의 기록이다.

편의점은 백화점, 대형마트에 밀려 20년 가까이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빛을 본 것은 1인 가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2010년대 들어서다. 국내 편의점 상륙 후 3만개 돌파에 25년이 걸렸지만, 5만개 돌파까지는 5년밖에 안 걸릴 만큼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주요 업체들은 이제 생존을 위한 차별화 경쟁이 한창이다.

CU는 MZ세대 공략을 위한 브랜딩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과 연계한 히트 상품 개발 마케팅이 대표 사례다. 지금까지 총 22개 우승 메뉴를 실제 상품으로 구현, 누적 1000만개가량을 팔아치웠다. 2019년부터는 필(必)환경 트렌드에 맞춰 도심형 친환경 편의점 ‘CU 그린 스토어(Green Store)’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각각 50만 구독자와 팔로워를 돌파하며 공식 채널 100만 친구를 달성했다.

CU 관계자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구독자 50만명은 업계 평균 대비 각각 51%, 15% 더 많은 수치다. SNS 채널에서 탄탄한 구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편의점의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한 이벤트, 상품, 콘텐츠 등 다양한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둔 덕분이다”라고 자랑했다.

GS25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표방한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업계 유일 자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가 대표 사례다. 배달원인 ‘우친’을 6만명 넘게 모집했다. 최근에는 GS25 외에 BBQ 등 타사 물량까지 배달 영역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최대 오프라인 점포망을 보유한 GS리테일과 방송 커머스 1위 GS홈쇼핑이 합병, 채널과 상품 간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인 가구를 위한 먹거리 전문 매장 ‘푸드드림’을 전략적으로 확대 중이다. 일반 점포 대비 2배 수준인 약 40평 규모 넓은 매장에 즉석식품, 음료, 신선·HMR, 와인, 생필품 등 5대 핵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구현한다는 복안이다. 국수와 우동에 육수를 부어 즉석에서 즐기거나 얼려 마시는 음료 ‘슬러피’를 선보이는 식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푸드드림에서는 평균 40%가 넘던 담배 매출 비중이 21.7%로 현저하게 줄어든 대신, 푸드(도시락, 김밥 등), 즉석(고구마, 치킨 등), 신선식품의 매출 비중은 20.5%로 일반 점포(10.1%)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종합생활쇼핑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편의점의 게임 체인저 모델’이다”라고 강조했다.

후발 주자 이마트24는 출범 때부터 기존 편의점과는 차별화 된 ‘3무(無)’ 정책을 선보였다. ‘24시간 영업 의무’ ‘폐점 시 위약금’ ‘매출당 정률 로열티’가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와인 시장 확대에 대비해 ‘주류 특화 매장’을 오픈, 현재 전체 매장의 절반 수준인 2600개까지 늘렸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분에 3병꼴인 170만병의 와인을 판매했을 만큼 반응이 좋다. 이 밖에도 상권에 맞는 스무디킹 숍인숍 매장, 애플 정품 액세서리 매장, 바리스타 커피 매장, 오피스디포 숍인숍 스마트 매장 등을 선보이고 있다.

미니스톱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를 결합한 ‘콤보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수제버거, 치킨,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패스트푸드 전문점 ‘슈퍼바이츠’를 오픈했다. 신촌에서 1호점을 운영해본 결과, 소비자 반응이 좋아 조만간 가맹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편의점, 어떻게 진화할까

▷상품 판매처서 라스트 마일 물류 허브로

편의점은 그간 단순 상품 판매처 역할에 그쳤다. 이제는 전국에 5만개 이상 지점을 보유하게 되며 ‘라스트 마일’ 물류 허브로서 기능이 더 주목받는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활용도가 높은 GS25의 ‘반값택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편의점 물류망을 그대로 활용하니 속도는 다소 느려도 추가 비용이 거의 없어 ‘반값 할인’이 가능해졌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월 첫 2주간 반값택배 일평균 이용 건수는 지난 2월 동기 대비 24.2% 늘고,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2019년 3월 동기 대비로는 114배 급증했다.

문제는 과밀 출점으로 인한 끊이지 않는 포화 논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월별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당 월매출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월매출은 지난 1월 4610만원, 2월 4291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9만원, 154만원 줄었다. 편의점이 늘어날수록 경쟁도 심화되며 점포당 수익성은 감소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점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상생 정책을 강화하면서도 추가 출점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CU는 가맹점을 위해 매출 성장동력을 불어넣는 점포 개선 프로그램 ‘CU JUMP UP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에만 약 400여 점포가 참여해 평균 22.9% 매출이 향상되는 등 지난 5년 동안 4500여 점포가 효과를 봤다. 올해부터는 ‘점주 연구위원’ 제도를 신설, 가맹점주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미니스톱은 연간 7200만원(24시간 영업 기준)까지 최저 수입을 보장하는 상생안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업체가 창업 후 1~2년만 보장하는 것과 달리 업계에서 유일하게 가맹 계약 기간 동안 횟수 제한 없이 보장하는 것이 눈에 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하면 점포 순증세가 많이 둔화됐다. 그래도 지방,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편의점 창업 수요는 꾸준히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창업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운영과 수익성을 보이는 편의점이 여전히 창업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2호 (2021.03.31~2021.04.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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