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 맞나? 잡곡밥의 두 얼굴
한국인이라면 열에 아홉은 고민 없이 인정한다는 말이 있다. 바로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것인데, 빵이나 피자, 중국 음식들을 자주 먹더라도 우리는 결국 ‘밥’을 찾게 된다. 예전만큼 삼시 세끼 ‘밥’을 챙겨 먹는 사람은 줄었다지만, 2016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흰쌀 소비량은 61.9kg으로 집계됐다. 즉, 한국 사람이라면 하루에 꼭 한 번은 밥 한 공기(150g)을 먹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흰쌀 소비량은 감소한 데 비해 잡곡의 소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잡곡은 조, 수수, 보리, 현미 등 벼와 맥류를 제외한 모든 작물을 총칭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1인당 연간 잡곡 소비량은 1.4kg으로 1년 전에 비해 0.3kg이 증가됐다. 1인당 연간 잡곡 소비량이 0.6kg이었던 2012년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건강을 위해 온전히 흰쌀밥을 먹기보다는 앞서 예로 든 보리나 현미 등의 잡곡을 흰쌀과 섞어 먹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슈퍼 푸드 열풍이 불면서 귀리나 퀴노아, 렌틸콩과 같은 외국 품종의 잡곡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잡곡, 체질에 따라 골라 먹자
잡곡이라고 모두 같은 효능을 지닌 것은 아니다. 잡곡마다 가지고 있는 성질이 다른데,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열을 내려주는 녹두, 팥, 조, 보리, 메밀 등을 먹어서 몸의 열을 내려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소화 기관이 약한 사람이라면 설사를 유발하고 소화 장애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반대로 몸이 차가운 사람은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흑미, 찹쌀, 기장, 수수 등을 먹어서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역시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기 때문에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다이어트 고민이라면 현미&귀리
성인병 예방에는 수수가 제격
잡곡밥에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수수다. 수수의 크기는 쌀알 정도로 고운 붉은색을 띠고 있어서 흰쌀과 함께 밥을 지으면 빨간색으로 물든다. 원래 수수는 밥과 함께 먹기보다는 돌 상에 올리기 위해 팥과 함께 ‘수수팥떡’으로 많이 쓰였다. 빨간색이 액을 물리친다는 믿음에서 비롯한 풍습인데, 현재는 건강을 위해 잡곡밥에 수수를 흔히 사용한다. 우선 수수 안에는 페놀과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 특히 씨눈에 함유된 아이그달린 성분이 천연 항암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수수를 꾸준히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서 각종 성인병 예방이나 현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에 좋은 만큼 모두 섞어 먹어라?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효능을 가진 잡곡을 최대한 여러 종류로 섭취하는 게 건강에 좋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건강을 위해 먹는 잡곡도 여러 종류를 과다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가 있다. 각기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잡곡이더라도 과다한 양을 먹으면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 하고 오히려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교의 식품생명공학과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를 보면 그 이유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5곡 그리고 8곡, 16곡, 20곡, 25곡까지 총 여섯 종류의 혼합곡이 가진 영양소에 대해 실험을 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5곡이 8곡이나 25곡과 같은 다른 혼합곡에 비해서 영양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혼합곡의 수가 많아질수록 잡곡마다 첨가되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한다는 이유였다.
건강을 위한 잡곡밥도 오곡까지만!
잡곡에는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 등의 주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때문에 건강을 위해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을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체질에 따라 잡곡의 종류를 가려 먹는 것이 중요하고, 너무 많은 종류의 잡곡을 한 번에 섭취하기보다는 오곡밥 정도로만 챙겨 먹는 것이 건강에 더욱 좋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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