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하려고 집 샀는데 말 바꾼 세입자..法 "집주인, 입주 불가"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샀더라도 기존 세입자가 이전 집주인에게 전세계약을 연장하겠다고 통보한 경우 새 집주인이 집에 들어가 살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7월 새로운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과 관련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민사2단독 유현정 판사는 집주인 김모씨가 세입자 박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 인도 소송 1심에서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는 지난해 8월 경기 용인의 한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 집에는 2021년 2월까지 전세 계약을 맺은 박씨가 살고 있었다. 기존 집주인은 박씨에게 “새 집주인이 실거주 용도로 집을 사는 만큼 전세계약을 연장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통보했다. 박씨 역시 새집을 알아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씨는 이 말을 믿고 실거주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지난해 9월 박씨는 기존 집주인에게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전세 계약을 연장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김씨는 세입자가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진행했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집주인이나 가족이 실거주하려는 경우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세입자의 계약청구권이 우선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씨가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시점이 문제가 됐다. 김씨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3개월 뒤 잔금을 치렀고, 11월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새 집주인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려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이전, 전세계약 만료 최소 6개월 전에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재판부는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박씨는 김씨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종전 임대인이었던 집주인은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으므로 김씨는 박씨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그간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매수한 집주인의 거주권과 기존 세입자 간 계약갱신청구권 중 어느 것을 우선해야 하느냐는 줄곧 논란이 돼 왔다. 국토부는 지난달 주택매매 계약 시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여부를 명시하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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