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손흥민 "귀여운 (정)상빈이를 보면 어릴 적 추억들이 떠올라요"

허인회 기자 2021. 6. 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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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팀 벤투의 주장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 깜짝 발탁된 막내 정상빈(수원삼성)을 거론하며 "내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난다"며 웃어보였다.


3일 오후 2시 대한축구협회(KFA)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A대표팀 선수 비대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5일 투르크메니스탄,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갖는 팀 벤투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이 이날 참석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 오랜만에 대표팀에 왔다. 소감은?


작년 11월 오스트라에서 소집한 뒤 국내에서 소집해서 훈련하는 건 상당히 오랜만이다. 대표팀에 들어올 땐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이다. 나라를 위해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잘 준비하겠다.


- 토트넘에서 뛸 때 후반기로 갈수록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운동하고 있다. 어떤 선수든 시즌이 길어질수록 후반기로 가면 지친다. 나라를 위해 국내 팬들 앞에서 뛰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다. 기대를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 백신을 맞았는데 몸 상태는?


운이 좋게 이상 없다. 백신을 맞은 다른 선수들도 모두 큰 이상이 없다. 이상이 생기면 컨디션에 지장이 있었을 텐데 문제가 없어 다행이다.


- 최근 황의조와 대표팀 공격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원래 김신욱과 '톰과 제리'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두 선수의 장점과 특징은?


누가 봐도 두 선수는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한다. 의조는 침투하는 것을 좋아하고 마무리도 좋다. 신욱이 형은 침투보다 중앙에서 버텨주고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 둘다 좋은 선수다. 장점이 다르다. 두 선수가 모두 우리 스쿼드에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 호흡은 누가와 더 잘 맞나?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부터 같이 뛰어봤다. 선수들이 내게 맞춰주기도 한다. 호흡적인 면에서 모두 큰 문제 없다.


- 최근에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의 역대 최장수 감독이 됐다. 비판적인 여론도 많은데 주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특별히 얘기할 게 없다. 모든 건 감독님의 선택이다. 솔직히 누가 이 자리에 와도 선발 명단, 대표팀 차출 명단에 대해 항상 비판해왔다. 작은 불만이라도 생기는 게 사실이다. 벤투 감독님은 본인의 선택에 자신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선수들도 존중한다. 불만스럽지 않다. 환경적인 문제로 모이지 못한 시간이 길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감독님이 더 오래 있을 수 있게 돕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평가되는 팀들과 이번에 대결한다. 2차예선을 앞두고 힘든 점도 궁금하다.


축구에서 약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뛰기 전까지 승리가 보장된 승부는 단 하나도 없다. 항상 최선을 다해서 이겨야 된다. 2차예선을 앞두고 공백이 길었다.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 다만 선수들과 자주 모여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 국내에서 많은 팬분들을 찾아뵙지 못한 게 가장 힘들었다.


- 오랜만에 합류해 영상 속 얼굴이 밝아 보인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나?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오랜만에 선수들과 만나 기분이 좋다. 한국에 와서 마지막으로 뛴 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됐다. 인사드릴 수 있는 부분은 활약이 전부다. 기대되고 설렌다. 훈련을 하면서 항상 경기날을 기다리고 있다.


-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많은 여러 감독들과 같이 생활했다. 잘 맞는 감독이 누구였나?


그런 건 없다. 같은 배를 타고 가는데 있어 선장은 항상 감독이다. 성향을 우리가 맞춰야 된다. 어떤 감독님 때문에 축구를 시작한 게 아니다. 내가 좋고 행복해서 하는 거다.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면 어떤 감독님이라도 내 모습을 좋아해주셨다. 그런 선수를 싫어할 감독은 없다. 특별히 좋았던 감독도 없었다.


- 지난 시즌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소속팀과 대표팀간 이동횟수가 줄어들었다. 체력적으로 도움이 됐나?


잘 모르겠다. (대표팀에 못 왔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었다. 혹사논란은 나한테 항상 따라다니는 말인 것 같다. 난 경기를 뛰기 위해 축구를 한다. 평생 훈련만 하려고 축구를 하는 게 아니다. 대표팀을 왔다갔다 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다. 오랜 비행, 시차 적응이 쉽진 않다. 대표팀에 오면 설렘, 책임감을 가지고 온다.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 투르크메니스탄전이 A매치 90번째 경기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센추리클럽 가입도 가능했을 텐데. 90번째 경기를 뛰는 소감은?


대표팀 선수로서 90번째 경기를 뛰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1년에 10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없었따면 100경기를 채울 수도 있었다. 아쉬웠다. 도둑맞은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건강이 축구보다 우선이다. 90경기라고 해서 다른 건 없다. 항상 나라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크다.


- 소속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해리 케인이 이적설에 휩싸였고, 손흥민 선수도 거취 문제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케인 선수가 갔나?(웃음) 정해진 게 없다.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재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 중이고, 나도 대표팀에서 열심히 준비 중이다.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 거취를 이야기하기보다 '물 흐르듯'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대표팀에 집중하고 싶다. 케인도 그렇게 하고 있다. 지금 유로 준비하느라 바쁠 거다.


-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좋은 순간과 아쉬운 순간을 꼽자면?


매순간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운 것 같다. 잘한 점보다 부족한 점을 떠올린다. 이번 시즌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부족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 그런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다.


- 대표팀에서 경기를 뛰면 슈팅보다 패스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2019년 스리랑카전에서 2골을 넣고, 이후 5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득점 욕심이 있나?


전혀 없다. 팀이 잘 됐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어릴 때는 조금 더 욕심을 부렸다. 골은 팀원들이 있기 때문에 넣을 수 있다. 내가 팀원을 도왔을 때 팀원들도 나를 돕는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골 욕심보다 팀이 잘됐으면 하는 생각이 가장 크다.


- 토트넘 소속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콘테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성사되면 스리백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내가 얘기할 부분이 전혀 아니다. 감독님이 아직 부임하신 게 아니다. 대답하기 조심스럽다.


- 지난 한일전을 직접 뛰지 않았는데 결과가 아쉬웠다. 동료들과 얘기나눈 게 있나?


그런 건 따로 없었다. 선수들도 실망을 많이 했을 거다. 그런 기억을 다시 꺼내는 것 자체가 고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과 경기하면서 누가 지고 싶겠나. 선수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한국 축구팬으로 봤을 때 안타까운 것 같다. 나도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무리해서 가려고 했다. 이번 3경기를 통해 마음을 돌려드리고 싶다. 좋은 경기력, 승리로 인사와 보답을 하는 게 맞다.


- 올림픽 와일드카드 명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출전에 대한 의지와 생각은?


내가 이야기할 부분인지 정말 모르겠다. 감독님께 부담 드리고 싶지도 않다. 생각하신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구단과 이야기할 부분도 있다.


- 선수로서 전성기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개인적인 목표를 얘기하진 않는다. 남들에게 오픈하기보다 마음 속으로 혼자 생각하고 이뤄내고 싶다. 내 꿈을 향해 항상 달려가고 있다. 이 꿈을 누구에게 공유하지 않고 혼자 발전하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은퇴할 때 뒤를 돌아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


- 막내 정상빈이 처음 선발됐다. 2011년 아시안컵 당시 막내였던 손흥민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상빈이가 나를 불편해하는 것 같다. 졸래졸래 쫓아 와서 말도 잘 못하더라.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오히려 상빈이나 (송)민규처럼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귀여운 것 같다. 경기장에서 어린 선수들이 당돌하게 좋아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난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어릴 때 (김)신욱이 형의 괴롭힘을 당하면서 대표팀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웃음) 신욱이 형이 어릴 때부터 날 너무 좋아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추억들이 생각난다. 더 잘 챙겨주고 싶다. 그 친구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경험을 쌓는 것 자체로도 뿌듯할 것이다. 매일 발전하는 게 보인다.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선배들의 일이다.


- 오랜만에 국내에서 축구팬들과 만난다. 각오는?


각오는 따로 필요 없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주신 만큼 잘 준비해서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약속드릴 수 있다. 경기장 오실 때 규칙 잘 지켜주셨으면 한다. 마스크, 손 소독제 챙겨서 다른 분들에게 피해 안 가도록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웃을 수 있는 행복 축구,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기자회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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