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줄임표 없이..대화가 안 될까~


온라인상에서는 물결표와 온점이 많이 들어간 문장은 중장년층 화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보공유 플랫폼 ‘나무위키’에서는 중장년층 화법을 ‘노땅체’로 명명했다. ‘구어체에 느낌표나 물음표, 물결표를 자주 쓴다. 공백이 있어야 하는 자리마다 쉼표와 온점을 남발한다’는 설명도 포함했다.
세대별로 문장부호 사용 형태가 다르다 보니 오해를 낳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는 “직장 상사가 자꾸 말줄임표를 쓴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는 건지 도통 의미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 “뭔가 아쉬움을 표할 때 말줄임표를 쓰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상사는 업무 지시를 하거나 심지어 고맙다고 할 때도 말줄임표를 붙인다. 나도 모르는 다른 쓰임이 있는지 궁금하다” 등 고민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직장인 박모(27)씨는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될 문장 부호를 남발해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다”면서 “친구들끼리는 문자기호(ㅋ, ㅎ, ㅠ)나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주로 사용한다. 세대별로 확실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말줄임표와 물결표는 왜 붙이는 걸까. 당사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7년 차 직장인 이모(31·여)씨는 “신입 때는 아무래도 지시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넵’과 같이 쓰이는 느낌표(!)를 제일 많이 썼던 것 같다”면서 “직급이 높아지면서 후임에게 지시하거나 부탁할 일이 많아졌다. 강압적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물결표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 나름의 이유를 분석했다.주부 강모(58·여)씨는 “물결표를 사용하지 않으면 화를 내는 것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며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 SNS 화법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박선우 계명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년 2월 ‘SNS 모바일 텍스트의 언어학적 양상 : 성별과 연령의 차이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페이스북 이용자 중 10대, 20대, 30대, 40대 이상 각 100명씩 총 400명의 댓글을 분석했다.

성별로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의 문장부호 사용량은 2.15자로 남성(1.37자)의 1.6배였다. 성별과 연령별로 동시에 분석해보면 30대 여성의 텍스트당 문장부호 개수가 3.34자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20대 여성(2.78자), 40대 남성(2.26자), 30대 남성(2자), 40대 여성(1.4자), 10대 여성(1.08자), 20대 남성(1.04자), 10대 남성(0.18자)가 이었다. 연구진은 “여성들이 감정과 느낌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려는 경향이 남성들보다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봤다.
박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장년층에서 말줄임표와 물결표 사용이 많은 것은 노화보다는 각 세대가 경험한 모바일 기기, 메신저 종류가 다른 것과 좀 더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40대 이상은 2G 핸드폰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문장 부호를 활용해 감정 표현한 경험이 있다”면서 “그러나 10~20대는 물결표 같은 문장 부호를 사용할 이유도 경험도 없다. 카카오톡은 젊은 세대가 경험한 메신저의 전부다. 여기서는 이모티콘만 있으면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했다.
말줄임표에 대해서는 “발화자에게 굉장히 쓰기 편한 문장부호”라며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 없이 말줄임표만 붙여도 상대방에게 ‘내 뜻을 네가 알아서 잘 해석하고 처신해라’라는 메시지를 준다. 나이가 많고 권력이 더 많은 상급자가 주로 쓰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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