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인권 전쟁터 된 '신장 위구르'..글로벌 공급망 흔들 뇌관 되나
애플·구글·GM·폭스바겐 등 유력 IT·제조업 기업
NYT "신장 원재료 산업,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美 재계 강력 반발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중국 난창에 본사를 둔 오필름테크놀로지. 이 기업은 애플 아이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뿐 아니라 델, G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유력 대기업들도 오필름과 협력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신장 위그르 강제 노동이 이슈로 부각하면서 이들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지난해 3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오필름에만 2000여 명이 넘는 위구르족이 근무하고 있다. ASPI는 "이들 모두 강제 노동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인권을 외교의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BBC방송이 최근 신장 지역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을 통해 목화가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폭로한 이후 신장 지역이 서양 세계와 중국 간 새로운 인권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강제노역과 관련된 품목이 목화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중 ‘인권 전쟁’… 딜레마에 빠진 글로벌 기업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4/06/akn/20210406111606902eeff.jpg)
앞서 H&M을 비롯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신장 생산 목화에 대한 강제노동 문제를 비판한 이후 이들 기업이 중국인들의 불매운동 타깃이 됐다.
이번 불매운동으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막대한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2월 베인앤드컴퍼니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업계를 포함한 전 세계 명품시장은 23% 줄어든 반면, 중국에서의 명품시장 매출액은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전 세계 명품시장 점유율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해 전년(11%) 대비 두 배가량 상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글로벌 의류 산업에 있어 중국은 매우 중요한 매출 허브"라며 이번 불매운동으로 인한 글로벌 패션 기업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불매운동이 본격화됐던 지난달 중순 이후 H&M과 나이키 주가는 각각 12.5%, 8.3% 떨어져 두 자릿수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으며 버버리와 아디다스 역시 각각 7.8%, 5.8% 내려갔다.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에는 사태 초반에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하며 상황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불매운동의 경우 이러한 조치가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 주요 외신은 "이번 사태에서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인들에게 사과할 경우 상황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며 "본국 정치권과 시민사회로부터 사회적 비난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에 저자세를 취할 경우 본국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앞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미국의 유력 게임 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자사 게임 대회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참가자를 영구 퇴출한 조치가 이러한 역풍을 잘 드러낸 사례다.
목화는 빙산의 일각
![지난 2017년 12월 팀 국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난창시에 위치한 오필름의 한 공장을 방문해 아이폰X 카메라 모듈 공정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4/06/akn/20210406111609986aqdk.jpg)
이번 신장 위구르 사태는 기존의 서양 세계와 중국 간 인권 갈등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위구르족 강제노역은 여러 기업과 국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ASPI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문제와 연계된 기업은 최소 82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 리스트에는 의류 기업뿐만 아니라 애플, MS, 구글, 델, 아마존 등 미국의 유력 IT 기업과 더불어 닌텐도, BMW, 폭스바겐, 도시바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미지출처=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4/06/akn/20210406111614789sylt.jpg)
문제가 복잡해진 배경에는 중국 당국의 위구르족 이주 정책이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인종 융합과 빈곤 퇴치를 명목으로 최소 8만명이 넘는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렇게 이주한 위구르족 노동자들이 여러 산업군의 공장에서 강제노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둔 다양한 산업군의 외국계 기업들이 강제노동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에 美 재계 강력 반발![지난 1월 미국 상원에서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을 재발의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4/06/akn/20210406111617984rxsk.jpg)
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강제노동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은 미국 재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9월 하원을 통과한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 정부는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의 결과물로 간주하고 이들 제품을 수입할 때 인도보류명령을 내릴 것을 의무화한다. 신장 지역의 제품을 수입한 미국 기업이 이 제품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경우에만 해당 제품을 미국 내로 수입 가능하게 한다.
현재 해당 법안은 상원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하지만 지난 2월 BBC방송에서 위구르족 수용소에서의 집단 강간 의혹을 폭로한 이후 해당 법안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27명의 상원의원은 강제노동 방지법을 재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이 확정돼 실제 시행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에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신장 지역에서 토마토가 재배되는 모습 [사진출처=중국 CGTN 유튜브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4/06/akn/20210406111622494bibi.jpg)
NYT는 "신장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는 미국 식품 기업 하인즈사의 케첩 소스에 들어가고, 이곳에서 만들어진 설탕은 코카콜라 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며 신장 지역의 원재료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세계 토마토 페이스트 무역량의 40%를 차지한다"며 "아시아 최대 토마토 생산지인 신장에서만 중국내 토마토 유통량의 70%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재계는 강제노동 방지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의류신발협회 회장은 "신장 생산 목화는 다른 나라의 목화와 혼재된 경우가 많고 목화 원산지를 추적하기도 어렵다"며 "기업들에 수입품의 강제노동 문제를 증명하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상공회의소는 미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법안은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리처드 모지카 밀러&체발리에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NYT와 한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수입품에 대한 강제노동 문제를 파악하는 것만 해도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플, 나이키, 코카콜라 등 미국의 유력 기업들이 해당 법안을 수정하도록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코카콜라가 지난해 초부터 3분기까지 투입했던 468만달러의 로비 금액 중 일부가 강제노동 방지법 조항 수정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르는 게 값' 없어서 못 팔아요…이미 80% 올랐는데 가격 또 50% 뛴다
- "눈빛 하나로 남자 조종"…'유혹 강의'로 50억 번 인플루언서, 퇴출 후 복귀
- "성욕은 그대로"…정자만 멈추는 '남성 피임' 가능성 확인
- "타이밍 너무 정확했다" 휴전 미리 알았나?…수억 챙긴 신규 계정들
- 故김창민 감독 폭행 가해자, 유튜브 등장 "아들 잃은 슬픔 알고 있다…죄송"
- 수은 건전지 삼킨 25개월 아이…헬기로 '골든타임' 지켰다
- "동물이 무슨 죄냐" 오월드 탈출 늑대에 생포 여론 거센 이유 보니
- "깨지면 위험한 거 아니야?"…볼펜 안에서 기생충이 '꿈틀'
- "야 너도?…나도 갈아탔어" 신차도, 중고차도 결국 '전기차'…하이브리드도 넘어섰다[전기차, 이
- "양운열씨 아시는 분"…"대체 누구길래" 네티즌 수사대 총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