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이 모교 찾아 총기 난사, 러 학교서 30명 사상 참사
아수라장된 학교, 학생·교사 9명 사망
용의자는 19세 졸업생, 사전 범행 예고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의 한 학교에서 11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9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을 당했다. 용의자인 19살 졸업생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11일 타스통신과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카잔의 제175번 학교에 한 남성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당시 학교에는 약 700명의 학생과 70명의 교직원이 있었고, 수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재학생인 비야체슬로프 예고신은 뉴욕타임스(NYT)에 “학교 건물 위층에 있던 학생과 교사들은 교실에서 ‘바리게이트’를 설치했고, 구조를 기다렸다”며 “모든 사람이 두려움에 떨며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아크마트 카이룰린도 워싱턴포스트(WP)에 “교실에 있는데 총을 든 남자가 교실에 들어오더니 총을 난사했다”며 “학생들은 대부분 책상 아래로 숨었고, 한 명은 창문으로 뛰어내렸다”며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총격범은 학교 건물 3층에서 총기를 난사해 교사와 학생들을 사살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총격을 피하기 위해 3층 창문에서 학생들이 뛰어내리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타타르스탄 공화국 루스탐 민니하노프 지사는 “8학년 학생 7명, 교사 1명, 교직원 1명 등 모두 9명이 숨졌고, 20명 이상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숨진 학생은 대부분 14~15세로, 이 가운데 2명은 총격범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내린 후 사망했다고 모스크바타임스는 보도했다.
숨진 교사는 25세의 영어 교사로, 학생의 생명을 구하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복도에서 총격범과 마주친 교사는 근처에 있던 학생을 총격범과 떨어뜨리기 위해 밀쳤다. 그후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총격범의 길을 막아섰다”고 전했다.
부상자들은 학생 18명과 성인 3명 등 총 21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총상과 골절 등의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치료를 위해 모스크바로 이송될 수 있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용의자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건 직후 일부 현지 언론은 용의자는 두 명이며 한 명은 사살당했다고 보도했지만, 추후 용의자는 이 학교 졸업생인 19세의 일나스 갈랴비예프 한 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지만, BBC는 그가 범행 직전 소셜미디어에 “자살하기 전에 수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라며 총기 난사를 암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용의자가 체포 이후 경찰 조사에선 “괴물이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 모든 사람을 증오한다”고 말하는 영상이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올라오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받고 국가 연방 방위군에 즉시 민간인이 소지할 수 있는 총기 종류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특정 주에서 공격용 소총 혹은 이와 유사한 수준의 총기가 사냥용 총으로 등록되기도 한다”며 “국가 연방 방위군은 이 문제를 즉각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선 연방 방위군이 총기 소지를 총괄한다.
총격범은 지난달 28일 반자동 산탄총에 대한 총기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참사는 지난 2018년 10월 러시아 크림반도 항구도시 케르치의 콜레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사상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학내 총격 사건이다. 재학생이 일으킨 케르치 공대 총격 사건에선 학생과 교직원 2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 당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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