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받고도 눈치 봐야 하는 신세…멀고 먼 스포츠·대중문화 상생 [D: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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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석 관객의 경우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잔디 보호를 위해 잔디 보호재 사이로 꽂힐 가능성이 있는 신발의 착용을 삼가 부탁드린다."
지난 21일과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입성한 아이유는 공연 전 이 같은 안내 문자를 관객들에게 배포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사전에 안내받은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했으며, 공연장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유관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기민하게 적극 소통해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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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석 관객의 경우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잔디 보호를 위해 잔디 보호재 사이로 꽂힐 가능성이 있는 신발의 착용을 삼가 부탁드린다.”
지난 21일과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입성한 아이유는 공연 전 이 같은 안내 문자를 관객들에게 배포했다. 앞서 제기된 월드컵경기장 잔디 보호 문제를 의식한 조치다. 그 결과 현장에는 ‘운동화 부대’의 행렬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전면에 잔디 보호막이 깔렸고, 메인 무대와 돌출 무대를 잇는 브릿지, 즉 그라운드 내에 가설무대를 설치하지 않고 스테이지를 두 개로 나눠 각각 설치했다. 흔히 공연장에서 무대 이동에 쓰이는 이동형 카트 없이 아이유는 하늘을 나는 리프트를 타고 반대편 무대로 이동했다. “아이유의 발이 땅에 붙어 있질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이유다. 또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까지 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다.
아이유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사전에 안내받은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했으며, 공연장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유관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기민하게 적극 소통해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이유 뿐만 아니라 최근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를 진행한 임영웅, 세븐틴도 잔디 보호에 특별히 신경 써왔다. 특히 임영웅의 경우 무려 수십억원의 손해를 무릅쓰고 그라운드석 판매를 포기했다. 당시 임영웅은 그라운드를 최대한 피해서 무대를 설치했고 기존 관중석만을 관객석으로 활용했다. 심지어 1회 공연 뒤에는 모든 시설을 철거하고, 다음날 다시 실시간으로 무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특수 보호재를 깔아둔다고 해도 시설물이 장기간 그라운드를 차지하고 있으면 그 밑에 깔린 잔디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잔디훼손의 주범으로 대중음악 콘서트가 지목되는 건 업계 입장에선 매우 불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절차대로 대관을 진행하고, 무대 셋업부터 철수까지 그라운드 보호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음에도 아티스트가 죄인이 되는 분위기”라고 하소연했다.
까다롭던 대관 규정을 고수하던 월드컵경기장이 최근 들어 대중문화와의 상생을 택한 건, 운영비 비축 목적이 가장 크다. 실제로 공단은 대관 비용으로만 임영웅 콘서트로 14억3899만원, 세븐틴 콘서트로 9억7758만원을 벌어들였다. 아이유 역시 최소 10억원 이상의 대관 비용을 지불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되는 잔디 훼손 지적에 서울시는 내년부터 문화행사 대관에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조건을 내건다는 입장이다. 아티스트들은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서도 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미 거대해진 팬덤을 수용할 수 있는 전용 아레나, 대형 공연장의 부재 때문이다.
최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주경기장은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잠실야구장 대체 공간으로 사용돼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없고, 야구 경기장인 고척돔 등도 경기 비시즌에만 소수 대관이 가능하다. 올림픽주경기장까지 지난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서울에서 온전히 대형 스타디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월드컵경기장 뿐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사실상 스포츠와 대중음악 콘서트의 완전한 상생은 불가능하고 본다. 각 시설에는 저마다의 용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더욱 더 현재의 공연장 시설 부족이 뼈아프다.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의 부재는 케이팝 아이돌의 한국 무대 활동 축소는 물론, 대관 전쟁으로 인한 티켓 가격 상승과 암표 증가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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