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필름 끊긴 경험 한 번이라도 있다면… 치매 위험 ‘이만큼’ 증가

신소영 기자 2024. 10. 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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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먹은 다음 날이면 전날 술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술을 마시고 한 번 이상 필름이 끊긴 경험이 있다면, 약 10년 후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13만14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 일이 한 번 이상인 남성은 치매 걸릴 위험이 최대 3배, 여성은 2배 이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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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필름이 끊긴 일이 한 번 이상인 남성은 치매 걸릴 위험이 최대 3배, 여성은 2배 이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그래픽=김민선
술을 많이 먹은 다음 날이면 전날 술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말하는 블랙아웃 증상이다. 큰 실수를 한 게 아니라면 웃어넘기지만, 사실 이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위험하다. 젊은 나이라도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블랙아웃 현상은 단기 기억 상실의 일종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기관인 해마가 알코올에 의해 마비돼 발생한다. 뇌가 기억을 하려면 해마 내 신경전달물질이 작용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알코올은 해마를 마비시키고 찌그러뜨려 이 과정을 방해한다. 뇌 세포도 파괴한다. 몸속에서 알코올이 분해될 때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뇌 세포가 파괴되면 뇌의 주름이 평평해지고, 뇌 안의 빈 공간이 넓어지며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술의 독소가 반복적으로 뇌를 공격하면 알코올성 치매가 생길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실제로 술을 마시고 한 번 이상 필름이 끊긴 경험이 있다면, 약 10년 후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13만14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 일이 한 번 이상인 남성은 치매 걸릴 위험이 최대 3배, 여성은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지속되면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가 많이 분비돼 치매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위해서 음주는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꼭 먹어야 한다면 필름이 끊길 때까지 과음하지 않도록 한다. 만약 6개월 내로 두 번 이상 블랙아웃을 겪었다면 알코올 의존 초기 단계를 의심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음주 습관을 상담해야 한다.

특히 ▲높은 도수의 술을 마실 때 ▲빠르게 술을 마실 때 ▲공복에 마실 때 필름 끊김 현상이 잘 발생한다. 전문가가 권장하는 음주량은 일주일에 3회 미만, 남자는 소주 2분의 1병, 여자는 4분의 1병 이하로 마시는 것이다. 술을 마실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고기와 채소, 과일로 구성된 안주를 먹으면 알코올 흡수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알코올로 손상된 간이 회복하는 데는 3일 정도 걸리므로, 최소 3~4일 이상 간격을 두고 술자리를 갖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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