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톨 사이즈 가격 올린 '스벅'…직원들 '트럭 시위' 나섰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8월 커피 메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다음달부터 아이스 음료 11종의 가격도 200원씩 인상한다. 비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설명이다. 하지만 직원 일부는 회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트럭시위’로 경영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8일 다음달부터 아이스 음료 중 일부인 논(non)커피 음료 11종의 기본 사이즈(톨) 가격을 200원씩 올린다고 밝혔다. 블렌디드 음료 2종, 프라푸치노 6종, 피지오 1종, 리프레셔 2종이 인상 대상이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렌디드의 가격은 6300원에서 6500원으로 오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8월에도 한 차례 커피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톨 사이즈 가격은 동결했지만 그란데(473mL)와 벤티(591mL) 사이즈는 각각 300원, 600원씩 올렸다. 에스프레소 샷 등 음료의 추가 비용도 6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직·간접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일부 음료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며 “당초 8월에 커피와 함께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여름철 아이스 음료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겨울에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3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은 4.8%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5.1%의 영업이익률을 올려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2021년(10%)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67.5%를 보유한 이마트다.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투자청이 갖고 있다.
커피 업계는 불황 속에 저가 브랜드 커피의 성장세를 스타벅스 침체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는 2020년 1188개였던 매장을 지난달 기준 3000개 이상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스타벅스코리아 매장 파트너(정규직 직원)는 이날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퇴계로 일대에서 경영진을 규탄하는 트럭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직원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의견을 모은 후 시위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 결과 2만3000명의 직원 중 1700명이 투표에 참여해 96%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손정현 대표이사가 2년 전 취임 인사 글을 올렸던 날(10월 28일)에 맞춰 기획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원인이 경영진의 실패라고 주장하며 합리적인 매출 목표 등 개선을 요구했다고 한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직원들의 집단행동이 나온 것은 3년 만이다. 2021년에도 스타벅스의 일부 파트너들이 과도한 업무량을 호소하며 트럭 시위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휴게 공간을 마련하는 등 파트너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바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사내 소통기구인 행복협의회 등을 통해 파트너들과 근무 환경 개선 및 운용 효율화 등에 대해 정기적인 소통을 진행해왔으나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파트너들의 의견과 제언을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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