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심사 폐지한 미스 독일…올해는 '이란 출신 39세 여성인권운동가'

2019년 기준 폐지…개성·책임감 기준 선발
6세 때 독일 이주…현재 베를린 거주 건축가

이란 출신 건축가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아파메흐 쇠나우어(39)가 올해 독일 최고 미인으로 뽑혔다.

25일(현지시간) SWR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쇠나우어는 전날 독일 바덴부르템베르크주 오이로파파크에서 열린 결선에서 경쟁자 8명을 제치고 '미스 독일'로 선정돼 '여성리더상'을 받았다.

이란 출신 건축가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아파메흐 쇠나우어(39).[사진=아파메흐 쇠나우어 인스타그램]

그는 6세 때 부모와 함께 이란에서 독일로 이주한 뒤 베를린에서 두 자녀를 키우며 건축가로 일하고 있다.

여성인권단체 '네트워크 시르잔' 설립자이기도 한 쇠나우어는 "자유와 권리를 위해 매일 목숨의 위험을 감수하고 거리에서 시위하는 이란 여성들이 나의 본보기"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미스 독일은 과거 수영복 심사 등 외모를 기준으로 미인을 선발했으나, 2019년부터 이러한 기준을 폐지하고 여성의 책임감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대회로 바뀌었다.

올해부터는 39세로 완화한 나이 제한도 아예 폐지해 함부르크 출신 42세 여성이 최고령의 나이로 결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1월 일본의 미인 대회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귀화 여성이 우승을 차지해 논란이 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포르투갈 미인대회에서 성전환자인 28살 항공기 승무원 마리나 마체테 씨가 우승하는 등 전통적 미의 기준을 벗어난 새로운 결정을 하는 미인대회가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2년 전 일본 국적을 취득한 시노 카롤리나 씨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겉모습은 외국인으로 보이지만 5살부터 일본에서 자랐기 때문에 알맹이는 일본인 그 자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 미인대회에서 처음으로 성전환 여성인 리키 콜러가 우승하며 오는 12월 전 세계 대표가 참가하는 미인대회 '미스 유니버스'(엘살바도르)에 네덜란드를 대표해 참가하게 됐다.

미스 유니버스 주최 측은 2012년부터 성전환자의 대회 참석을 허용하고 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