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경호했던 걸그룹 멤버와 영화 주연으로 다시 만난 이 배우

인생은 예측 불가다. 배우 신승호의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배우 데뷔 전 그는 백화점 행사장에서 한 걸그룹의 경호를 맡던 청년이었다. 그 그룹이 바로 레드벨벳, 그리고 경호 대상이던 멤버는 아이린이었다. 당시만 해도 둘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뿐이었지만, 몇 년 뒤 신승호는 영화 <더블패티>에서 아이린과 남녀 주인공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이었다.

신갈고, 동의대 축구 선수 시절의 신승호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신승호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무려 10년간 축구 선수로 뛰었다. 신갈고와 동의대 축구부를 거쳐 센터백으로 활약했지만, 부상과 슬럼프, 그리고 ‘행복하지 않다’는 마음이 겹쳐 선수 생활을 접었다. “운동을 시작할 때보다 그만둘 때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는 그의 말처럼, 축구는 그의 전부였기에 포기는 쉽지 않았다.

축구화를 벗은 그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해보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아르바이트였고, 친구의 소개로 백화점 보안팀에 들어갔다. 근접 경호 업무를 맡은 어느 날, 행사에 레드벨벳이 왔다. 신승호는 아이린을 포함한 멤버들을 가까이서 지키며 행사를 마쳤다. 당시 사진이 화제가 되었는데 신승호는 사진이 찍힌 줄도 몰랐다고 한다.

영화 <더블패티>

세월이 흘러 그는 배우로 데뷔했다. 그리고 2021년, 영화 <더블패티>의 주연 자리에 올랐다. 상대역은 바로 아이린. 촬영 초반 감독님이 서로 본 적 있냐 물었는데 없다고 답했다고. 그러다 10회차쯤 되던 날, 신승호는 갑자기 머리를 ‘땅’ 치는 듯한 기억을 떠올렸다. 레드벨벳 행사장에서의 그날이었다. 영상을 찾아보니 아이린과 함께 있던 매니저까지 기억이 났다고 한다. 마치 누가 각본을 쓴 듯한 스토리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신승호는 2018년 웹드라마 <에이틴>을 시작으로 <열여덟의 순간> <계약우정> 등 청춘물에서 주목받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는 황장수 병장 역으로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tvN <환혼>에서는 세자 고원 역으로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움을 오가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영화 <파일럿>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최근 그는 스크린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24년 7월 개봉한 영화 <파일럿>에서는 허세 가득한 파일럿으로 분해 코믹 연기를 선보였고, 올해 7월 개봉한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는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살아남는 전사 ‘이현성’ 역을 맡아 강인한 액션과 정의로운 신념을 동시에 보여줬다.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곧 개봉할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그는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이 되어,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고해성사를 듣고 복수와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을 깊이 그린다. 묵주를 쥐고 서 있는 포스터 속 날 선 눈빛만 봐도 이번 작품에서의 밀도 높은 연기가 기대된다.

신승호 (사진: 킹콩 by 스타쉽)

레드벨벳 경호원에서 아이린의 영화 파트너로, 청춘물 신예에서 액션·스릴러·코미디를 넘나드는 주연 배우로. 신승호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감독
출연
고준석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