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유럽 유일 전기차 공장 방문…"EV 침체 속 혁신 지속"

추석 연휴 기간 체코공장 방문
생산 라인 점검 및 임직원 격려 차원
“품질과 안전 관련 투자 아끼지 않을 것”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지 시각으로 지난 19일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체코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살피고,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현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급변하는 유럽 자동차 시장 환경을 주시하고 현대차그룹의 유럽 역내 유일한 전기차 생산 거점인 체코공장에서 현지 사업장을 방문하고, 미래성장 해법을 모색했다. 정 회장은 또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에 따라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이 가속화되는 공장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임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격려했다.

정 회장은 체코공장 임직원들에게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미션과 비전,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으로 그룹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임직원들의 헌신과 희생, 전문성에 감사하다”고 추석 인사를 전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그룹의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상징적인 해외 생산 거점으로, 산업·사회적 영역 전반에 걸친 다양한 활동으로 현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현대차가 체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이바지했다. 체코공장은 최근 유럽 중동부를 강타한 폭풍 ‘보리스’로 인한 홍수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성금 1000만 코루나(약 6억 원)를 기부했다.

정 회장은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과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안전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관련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혁신과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은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에 더해 독일과 영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 수요는 790만 6,916대로, 지난해 1~7월 761만 1,988대와 비교해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22년 대비 2023년 연간 증가율 12.7%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더욱 뚜렷하다. 올 1~7월 유럽 전기차 산업 수요는 109만 3,808대로, 전년 동기 108만 7,118대 대비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다. 2023년 전체 전기차 산업 수요 증가율은 28.2%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자동차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함으로써 전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유럽에서 전동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생산 및 판매 측면에서는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EV 등 전 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축성 있게 대처하고 전동화 역량을 중장기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유럽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투싼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한 경쟁력 있는 SUV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을 보완할 방침이다. 아울러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현대차 EV 대표 모델 아이오닉 5를 비롯해 올해 하반기 유럽에 론칭하는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주축으로 전기차 리더십 회복에 나선다.

기아는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고, 고객들이 EV9을 보다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트림을 추가하고, 해외에서 처음으로 올 하반기 유럽 시장에서 EV3를 선보이는 등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현대차·기아는 또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 추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펼친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시기에 대비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현지 생산 EV를 산업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EV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기아는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앞세워 유럽 경상용차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기아는 지난 16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PV5 등 PBV 콘셉트 모델을 유럽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연구개발(R&D) 글로벌 핵심 허브 중 하나인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인프라 확충 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기술연구소는 해외 생산 차종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하고, 그룹의 유럽 PBV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R&D 기능을 확대한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