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물고늘어지는 한동훈, '한숨 나온다'는 나경원

곽우신 2024. 10. 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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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도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 정치적 반전 노리나... 나경원은 "이간계에 걸려든 꼴"

[곽우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비서관의 '공격 사주 의혹'을 연일 물고 늘어지고 있다. 김대남 전 행정관이 <서울의소리>와 통화한 내용을 정치적 공작으로 규정하고,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반격의 디딤돌로 삼는 모양새이다.

오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동훈 대표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친한계 인사들 역시 김대남 전 행정관의 배후를 의심하며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이 KBS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여러 의혹이 물음표로 남으며 당분간 여권 내 진실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재보궐 지원 유세 가면서도 "사주 공작, 국민께 송구"

한동훈 대표는 8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원이던 김대남씨와 국민의힘을 극단적으로 음해해 온 유튜버 등의 공격 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나는 걸 보면서, 당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런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압도적으로 선택해 맡겨주셨다"라며 "새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메시지는 전라남도 곡성군수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이동하던 중에 작성된 것이다. 그는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를 응원하러 전남 곡성에 가고 있다"라며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국민의힘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곡성을 위해 일하고 싶다"라며 "전국 정당인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더 사랑받는 날이 왔으면 정말 좋겠다. 저도 더 노력하겠다"라고도 밝혔다.

짧은 포스팅인데도 한 게시물에 두 가지 메시지가 뒤섞인 셈이다. 한 대표 본인이 공격 사주의 '피해자'임을 강조하면서 세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20여 명의 원내 인사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바로 다음 날 90여 명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 회동 및 연수 토론을 함께하며 입지 다지기에 나선 상황이다.

지원 사격도 계속 나오고 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표가) 불필요하게 논란을 키운다 하는 부분은 조금 잘못된 지적인 것 같다"라며 "지금 김대남씨가 접촉을 했던 언론 매체, 언론이라고 하기도 힘든데 그 유튜브 매체가 <서울의소리> 아니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모든 정치적 사건에 있어 가지고 국민의힘 측에 불리한 그런 유튜브 방송을 하는 매체인데, 그런 매체하고 연락을 하고 결탁을 해서 당의 어떤 전당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 하는 것은 당연히 당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위고 해당 행위"라고 강조했다. "유사한 사례를 막기 위해서 단호하게, 탈당을 했더라도 그 사실관계는 확인하는 것이 맞다"라며 "향후에 본인에 대한 복당 금지라든지 또 혹시 관련자들이 있으면 그에 대한 조치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대남 전 대통령 행정관(비서관 직무대리) 녹취 내용
ⓒ 서울의소리
장동혁 "김대남, 어떻게 나경원 캠프 가게 됐는지 조사해야"

대표적인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대남 전 행정관이 "언론을 통해서 그렇게 해명할 것이 아니라 진상조사에 성실히 응해서 그런 내용들을 밝히면 될 것"이라면서, 개인 행동이라는 그의 해명에 대해 "의문은 남지 않느냐?"라고 불신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런 정도의 것을 김대남씨가 혼자 생각하고 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의문점은 남아 있으니까"라며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찾아야 된다. 그게 진상조사의 1차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가 아무리 생각해도 당 대표가 아니 각 지역별로 여론조사를 해도 바쁘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자기 개인을 위해서 몇 십억을 써가면서 여론조사를 했다? 이건 뭔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장 최고위원은 김대남 전 행정관과 <서울의소리> 간 통화가 있었던 다음날, MBN 주관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원희룡 당시 후보가 이 내용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을 두고 "그게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인지, 같은 출처인지, 그래서 같은 출처를 놓고 상의한 것인지, 전략을 짠 것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선 진상조사를 해봐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김대남 전 행정관이 특별보좌관 자격으로 나경원 당시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왜 나경원 의원께서 나오시고 그 다음에 또 왜 원희룡 후보께서 나오시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충분히 알고 계실 테니까"라며 에둘러 두 캠프 간 연계 혹은 동일한 배후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졌다.

한동훈 대표의 당선을 막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지원을 받아 원희룡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고, 원 후보가 주춤하는 사이 나경원 후보 역시 용산의 도움을 일정 정도 받았다는 말은 당시에도 여의도에서 돌았던 바 있다.

장 최고위원은 김대남 전 행정관이 "어떻게 (나경원 캠프에) 가게 됐는지, 그런데 왜 거기 있던 캠프에 있던 분이 그런 의혹을 제기했는데 다른 캠프의 후보가 또 토론 과정에서는 그런 문제를 또 우연치 않게 제기했는지, 저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시기적으로나 여러 내용상으로 보면 조사해서 확인할 필요는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지호 "왜 개인 일탈행위로 규정하나? 사건 전모 알고 있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또한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대남 전 행정관이 언급한 여론조사에 대해 "대외비라는 것은 상식 중에 상식"이라며 "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 진상이 어디인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사건을 "좌파 공작원하고 야합하고 내통해서 우파 리더를 무너뜨리려고 했던 진영 범죄"라며 "이게 김대남 개인의 1인극인지, 또 누군가하고 같이 엮여 있는 것인지 이것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가 요새 참 이상한 것은 왜 몇몇 분들은 '김대남 개인의 일탈행위다' 이런 식으로 규정을 하느냐?"라며 "그렇게 얘기할 정도면 이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어야 되는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2, 제3의 김대남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저희들은 차분하게 조사를 할 것"이라며 "혹여 이것이 좌파 진영에 의해서 악용되는 정도로까지 저희들이 그렇게 컨트롤하지는 않는다. 악용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차분하게 진상규명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김대남, 여러 특보 중 한 사람일 뿐... 당 지도부 대처 한숨"
 2024년 9월 5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나경원 의원 측은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대남 전 행정관은 이미 여의도 지라시 등에 공론화되어 있는 여의도연구원 조사에 대해 고향 후배로서 친분이 있는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 개인 호감도 여연 조사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일종의 횡령에 해당하지 않냐'며 기사화를 제안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김대남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당시 나를 돕는다고 하는 여러 명의 특보 중 한 명이었지만, 그는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 나와 의논하거나 보고한 바 없었고, 나 역시 이와 관련하여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번도 언급한 바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대남 전 행정관의 정보 취득 경위나 기사 의뢰 과정, 그 이후 일련의 행위를 보면 개인적 돌출 행동으로 보인다. 물론 부적절한 행위"라면서 "<서울의소리>의 녹취록 공개는 좌파 세력 탄핵 시나리오의 김건희 여사 악마화의 일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히려 "당 지도부의 대처는 아쉽다 못해 한숨만 나온다"라며 "개인적 일탈을 조직적 음모니 하면서 더 키워 그들의 탄핵 시나리오의 밑밥을 덥석 물은 꼴"이라고 꼬집었다. "좌파, 민주당으로서는 환호작약할 일 아닌가? 그들의 탄핵시나리오와 이간계에 단단히 걸려든 꼴"이라며 "더 이상 이와 관련 음모론 확산 등으로 야당의 탄핵 시나리오에 기름 붓는 행위는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자중할 것도 촉구한다"라고 당부했다.

당시 나경원 캠프에서 활동했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대남 특보는 당시 캠프 전략회의에 참여하는 자리에 있지도 않았고, 캠프의 전략이나 주요 사안에 대해 김 특보와 공유한 적도 없다"라며 "애초에 해당 이미지 조사 내용 자체가 캠프 회의 때 정식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김대남 당시 특보가 <서울의소리>와 통화한 데 대해 캠프가 관여했다면, 이후 대변인 논평이든 후보 본인의 입을 통해서든 한 줄이라도 나가지 않았겠느냐"라며 "우리는 전혀 언급한 적도 없다"라고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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