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은 여고생이 사지마비…칼치기 차주는 형 무겁다고 항소, 사과도 안 했다"

갑자기 끼어든 '칼치기' 차량 때문에 주행 중인 시내버스가 급정거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고등학교 3학년 여고생은 사지마비 상태가 됐고, 지금도 그대로인 것으로 전해졌다.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지난 17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이하 '한블리')에서는 2019년 12월 16일 경남 진주시에서 일어난 칼치기 사고를 다뤘다.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버스 앞으로 방향지시등을 켠 렉스턴 SUV 차량이 급하게 끼어들면서 버스는 급정거했다. 이 때 뒷좌석에 앉으려던 여학생은 균형을 잃고 튕겨져나와 운전석 근처까지 굴렀다. 여학생은 요금함에 머리를 부딪쳐 목뼈가 골절돼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다. 그 해 수능시험을 치른 후 대학 입학을 앞둔 상황이었다.

가해 차주 A(60)씨는 1심 재판부에서 금고 1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전과가 없고,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된 점을 참작 받았기 때문.

이에 분노한 여학생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주 여고생 사지마비 교통사고, 사과 없는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약 31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여학생의 언니는 "사고를 일으킨 트럭 운전자가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량에 영향이 있었다. 동생이 다친 거에 비해서 너무 형량이 가볍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운행하던 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돼 피해자 측에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과 유사한 다른 사건 양형과의 균형 등을 종합하면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금고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량을 다 채워 현재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여학생의 언니는 "동생은 평생 기약 없이 계속 아파야 하는데 가해자는 아직 연락 한 번 없다"면서 "사람이라면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고 사과하는 게 맞지 않나. 거짓말 같겠지만 정말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운전자의 안일함을 지적하며 "차는 조금 망가질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 피해자 가족에게 기적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