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감독, 류현진보다 한화에서 더 경계하는 것은? [오키나와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코리안 몬스터'의 파급력, 무시할 수 없다.
한 팀에서 동고동락하던 선후배 사이였다. 긴 세월이 흘러 적으로 다시 만난다. 선배는 어느덧 감독직에 올랐고, 후배는 베테랑 에이스가 됐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신임 감독과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좌완 선발투수 류현진의 이야기다.
24일 KIA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이 돌아오며 한화라는 팀 자체가 훨씬 더 탄탄해질 것 같다. 류현진이 아닌, '류현진 효과'를 경계한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2000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9년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간 뒤 은퇴를 택했다. 이후 소프트뱅크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21년엔 KIA 퓨처스(2군) 감독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1군 타격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하다 지난 13일 KIA의 제11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2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의 2차 1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았다. 2009년까지 이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며 선후배로 정을 쌓았다. 류현진 역시 해외 진출을 택했다. 2012년까지 한화의 선발 에이스로 활약한 뒤 2013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손을 잡았다. 2019시즌을 마친 뒤엔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까지 토론토의 선발투수로 활약한 뒤 다시 FA 자격을 획득했다. 12년 만의 한화 복귀를 택했다.
지난 22일 류현진은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마쳤다. 역대 KBO리그 최대 규모다. 이튿날인 23일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 합류했다. 최원호 감독 및 코치진, 선수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훈련을 소화했다. 불펜 피칭도 진행했다. 패스트볼, 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총 45구를 던지며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류현진은 "(KBO리그도) 많이 변했다. 나도 겪어봐야 한다. 시범경기, 연습경기 등을 보며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운을 띄웠다. 이 감독에 관해 묻자 "필라델피아 구단에서 코치 연수하실 때 플로리다에서 함께 식사한 적 있다. 선배님이었다가 감독님이 돼 색다르다"며 "감독님이 되셨으니 인사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24일 이 감독도 류현진 관련 질문을 받았다. 상대 팀의 선발 에이스가 된 류현진과 재회하게 됐다. 이 감독은 "류현진은 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화는 지금까지보다 더 강한 팀이 될 듯하다"며 "감독으로서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인다. 앞으로 (한화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경기에서 붙어봐야 어느 팀이 더 강한지,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 알 수 있다. 선발투수는 로테이션을 돌게 되니 (류현진이) 최대한 우리와의 경기에 안 나오도록 잘 피해줬으면 한다"며 웃었다.
'류현진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감독은 "류현진을 경계한다기보다는, 한화라는 팀 자체가 류현진이 들어오며 훨씬 더 탄탄해질 것 같다. 감독 입장에선 선수 한 명을 특정하는 것보다 한 선수로 인해 그 팀이 얼마나 강해지느냐를 보고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선수 한 명이 가진 긍정적인 방향성을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다보면 그 팀 자체가 좋은 쪽으로 나아가게 된다.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이다"며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에 류현진이란 좋은 선수가 합류함으로써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우리도 이런 선수 있다'며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줄 것이다. 큰 변화로 이어질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팀에도 투수진에 양현종이 있다. 야수진에는 최형우, 나성범이 오며 힘이 됐다"며 "이런 선수들이 하는 것을 보며 젊은 선수들은 배움을 얻게 되고 성장한다. 그게 가장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한 명의 선수가 공을 잘 던지고 많은 승수를 쌓는 것보다 팀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제일 크고 중요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이미 후배들을 도울 준비를 마쳤다. 그는 "무엇이든 물어보면 다 가르쳐 줄 의향이 있다. 내가 가르쳐 준다고 무조건 잘 되는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이 잘했으면 한다"며 "물론 12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나서진 않을 것이다. 일단 조금 지켜보려 한다. 나도 적응해야 해 천천히 해보겠다"고 언급했다.
한화 후배들은 이미 류현진 복귀를 통해 힘을 얻고 있다. 주장 채은성은 "형이 등판하면 상대를 압도하는 분위기 자체가 다를 것이다. 막아줄 것이란 믿음이 커 야수들도 든든할 듯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현진과 동갑내기 친구인 포수 이재원은 "(류현진 같은) 큰 버팀목이 오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상대팀이 우리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도 멘털 면에 좋게 작용할 듯하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며 "확실히 상대 팀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느낄 든든함, 자신감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원은 "올해 많은 경기에서 승리해 선수들이 '이기는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 당장 무척 높은 순위를 바랄 순 없겠지만 지난해보다 한 경기, 한 경기씩 더 이기다 보면 그게 경험이 돼 내년이나 내후년엔 가장 높은 곳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투수 조장인 이태양은 "선수들에겐 엄청난 기대감과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도 이제 할 수 있다', '성적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며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형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에이스가 연승 길목에서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야 할 때 끊어준다는 게 팀엔 정말 큰 플러스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신 시즌 개막 전까지 선수들 모두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기존 선수들이 잘해야 다 함께 빛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풀타임 선발 2년 차가 된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은 엄청난 분이다. 한국 야구계의 전설적인 인물이 우리 팀에 오게 된 것 아닌가"라며 "선배님의 모든 걸 다 가져오고 싶지만 너무 큰 욕심인 것 같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는데 선배님께 여쭤보려 한다. 특급 과외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무척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상기된 목소리를 들려줬다.
문동주는 "선배님의 조언에 내 야구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친해지기 위해 빨리 다가갈 것이다"며 "선배님과 같이 선발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무척 영광이다"고 밝혔다.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은 "한화에 큰 힘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 (류현진과) 같이 운동해 본 선수들이 좋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서 더 기대감이 크다"며 "'선발투수 류현진'이라는 것 자체가 상대 팀에 압박감을 주지 않겠나. 워낙 대선수이니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엔 무조건 이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이 경계하는 '류현진 효과'는 벌써 시작됐다.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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