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어떻게 볼지 걱정”… 검찰 내부서도 ‘부글부글’

박재현,김재환,신지호 2024. 10.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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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이 결국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되자 검찰 내부에선 "국민이 어떻게 볼지 걱정" "대통령실도 책임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 분출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명품가방 사건에서 김 여사는 불기소, 최재영 목사는 기소 의견을 낸 것이 국민적 의구심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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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의견 속 ‘자성론’도 나와
“김 여사 사과 했다면…” 아쉬움 토로
지휘부 교체 등 논란도 문제 지적
“정치적 사안 검이 떠안은 것” 호소
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가방을 주고받은 최재영 목사와 김 여사 등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이 결국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되자 검찰 내부에선 “국민이 어떻게 볼지 걱정” “대통령실도 책임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 분출했다. 수사팀은 “법률가의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임을 강조했지만 수백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았는데 처벌할 수 없다는 수사 결과는 국민 공감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특히 제2부속실 설치 등 정무적으로 해결했어야 할 일을 검찰이 떠안은 것이란 불만도 나왔다.

한 간부급 검사는 2일 “법리를 떠나 영부인이 금품을 받았다는 건 도덕적으로 창피한 일”이라면서도 “국민들은 명품가방을 받았는데 적용할 처벌 조항이 없다는 부분에 의구심이 많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 평검사는 “법리와 무관하게 검찰 신뢰도는 더 떨어질 것 같다”며 “이제 검사들이 무슨 결정을 해도 국민이 납득할지, 검찰을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라고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여사가 사건 처분 전 각종 논란 등에 직접 사과했다면 사태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제2부속실이 설치됐거나 특별감찰관이 임명됐다면 이렇게까지 사안이 커지지 않았을 일”이라며 “검찰이 총대를 멘 형국이 됐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 지휘부가 대거 교체되는 등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게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월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후 열흘 만에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이 교체돼 논란이 일었다. 한 간부급 검사는 “인사로 사람을 바꾼다고 원하는 대로 되는 세상도 아니다”며 “검찰에서 독립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모습을 만드는 게 용산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 출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치권 등에서 검찰의 중립성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과연 검찰만의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치적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검찰 스스로 불신을 키웠다는 자성도 나왔다. 명품가방 사건의 경우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10개월 만에 종결됐고,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4년6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야권 수사를 포함해 명품가방·도이치 사건 모두 수사가 너무 장기화해 실기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수사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가는 것이지 속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법조인은 “도이치 사건은 국민적 의구심이 많은 사건이니 항소심까지 관련자들 진술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의미는 있다”고 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명품가방 사건에서 김 여사는 불기소, 최재영 목사는 기소 의견을 낸 것이 국민적 의구심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수심위에 책임을 떠넘긴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여사와 최 목사 수심위가 따로따로 열려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의자가 여러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따로따로 수심위를 연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같은 사건은 여러 차례 수심위를 열지 않거나 수심위 대상 사건 성격을 세밀하게 정하는 등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현 김재환 신지호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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