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가격 인상한 MBK·영풍…고려아연의 반격 카드는

정진주 2024. 9. 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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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에 가격을 상향 조정해 최 회장에게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내달 4일까지 단 5거래일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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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66만원→75만원 인상
기존 공개매수가 상회하는 주가에 성공률 높이기 위한 전략
“기타 주주 대부분 기관투자자, 공개매수 청약 가능성 높아”
최윤범 회장, 대항공개매수 진행 여부에 관심…최소 1조원 필요
(왼쪽부터)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로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군 확보와 실탄 마련에 대한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했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렸다.

공개매수 최소 매수예정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최소 약 7%이며 최대는 약 14.6%다. 청약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고, 최대 매수예정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예정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영풍은 전날 MBK파트너스에 3000억원을 대여한다고 공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MBK파트너스는 그간 공개매수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전날 오후까지도 데일리안의 통화에서 공개매수 인상 가능성에 대해 “내일이 기한 연장 없이 가격을 조정할 수 없는 마지막 날이라 여러 상황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며 “무슨 근거로 공개매수가를 올린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돌연 이날 MBK파트너스는 “청약 참여 시 충분한 매매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전 할증 가격에 추가로 13.6%라는 프리미엄을 더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MBK파트너스가 태도를 바꾼 데에는 기존 공개매수가보다 상회하고 있는 고려아연 주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종료일까지 현재 주가가 유지될 경우 공개매수 실패마저 점쳐진 상황이었다.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를 발표한 지난 13일 이후 기존 공개매수가인 66만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공 전망 근거에 대해 “고려아연의 경우, 기타 주주 구성원 대부분이 기관투자자인만큼 확실하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이번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 매수거래의 60% 이상이 개인이었을 정도로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최초 공개매수가 이상에서 매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 거래일을 연장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최 회장이 대응할 시간을 더 주지 않기 위해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오는 27일 이후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게 되면, 매수 종료일은 10일 더 연장해야 한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에 가격을 상향 조정해 최 회장에게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내달 4일까지 단 5거래일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우군과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최 회장의 보폭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회동하고 일본 글로벌기업과 접촉하는 등 우군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이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대항공개매수 진행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유일한 반격 카드로 꼽히고 있다. 만약 최 회장이 대항공개매수에 나서게 된다면 최소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27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19일에 진행됐던 기자간담회는 MBK파트너스가 주도했으나 이번 간담회는 영풍 측인 강성두 사장이 전면에 나선다. 강 사장은 MBK파트너스와의 공개매수 추진을 주도한 인물로, 이 자리에서 영풍 측에서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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