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ACT 영업 1팀 막내 '권송희'를 연기했던 하서윤은 방송 초반부터 ‘찐 MZ 사원’의 면모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부장의 썰렁한 개그에는 영혼 없이 웃고, 회식 잡히면 울며 약속을 취소하고, 눈치 보면서도 할 말은 꼭 하는, 아무 데나 있을 것 같은 바로 그 사회 초년생의 얼굴 말이다. 등장할 때마다 현실을 그대로 복붙한 듯한 연기로 주목받았던 그는 사실 데뷔 이후 여러 작품에서 전혀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며 필모그래피를 빠르게 쌓아왔다.

<김 부장 이야기>를 보고 “이 배우 누구야?” 하고 궁금해졌다면, 아래 작품들을 하나씩 따라가 보자. 하서윤이 왜 ‘괴물 신인’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최악의 악

하서윤은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에서 강남연합 보스 기철(위하준 분)의 동생 ‘민주’로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민주 캐릭터는 오빠와 깊은 상처를 공유한 인물로, 감정의 결이 섬세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하서윤은 짧은 등장에도 복잡한 내면을 담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잠입수사 중인 준모(지창욱 분)와 마주하는 장면에서도 긴장감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뷔 초반임에도 감정의 밀도를 잃지 않는 안정적인 표현력으로 차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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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작, 매혹된 자들

tvN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는 비운의 '중전 오씨’를 맡았다. 궁중 권력 다툼의 한가운데 놓인 인물로, 권력을 가진 자들 사이에서 점점 무너져가는 중전의 삶을 하서윤은 절제된 감정으로 그려냈다. 왕대비에게 질책당하고, 권력의 암투에 이용당하며 급격히 움츠러들고 창백해지는 얼굴과 세밀하게 떨리는 목소리는 인물의 고단함을 한층 실감나게 만들었다.

이런 모습을 위해 촬영을 앞두고 체중을 감량하고 최소한의 당만 섭취했다는 비하인드처럼, 인물의 처연함을 체화하려는 그의 노력이 드라마 속 짧지만 깊은 잔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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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미 패밀리

KBS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에서는 경찰이자 ‘청렴세탁소’ 집안의 예비 며느리 ‘송수지’를 연기했다. 평소엔 털털하고 현실적인 캐릭터지만, 예비 남편 무림(김현준)을 향한 애정과 걱정이 드러날 때는 깊고 폭넓은 감정선을 보여주며 진폭이 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가족의 비밀과 사건이 얽히는 서사 속에서 수지는 때로는 경찰로서의 촉을 발휘해 시댁 식구들을 긴장시키고, 때로는 밝고 따뜻한 면모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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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식 가족

JTBC 드라마 <조립식 가족>에서는 해준(배현성)의 전 여자친구 ‘희주’라는 또 다른 결의 청춘을 연기했다. 인기가 많은 친구에게 쉽게 흔들리는 어리고 불안한 마음,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면서도 완전히 놓지 못하는 복잡한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고등학생 시절의 발랄함부터 10년 뒤 어른이 된 후의 얽힌 관계까지 폭넓은 시간을 연기했는데, 질투·애정·미련이 뒤섞인 표정과 말투가 캐릭터의 현실성을 높였다.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전 연인’이라는 평가를 남긴 이유도 바로 이 균형 잡힌 표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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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낼 시간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힘을 낼 시간〉에서 하서윤은 은퇴한 아이돌 ‘사랑’으로 색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이어폰을 꽂은 채 감정을 숨기는 냉랭한 표정,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 공허해 보이는 눈빛은 사랑의 방황과 외로움을 그대로 담아낸 연기였다.

전직 아이돌의 버려지지 않는 습관과 마음의 흔들림을 세심하게 표현하며 청춘 서사의 씁쓸함을 설득력 있게 끌고 갔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을 기록한 작품답게, 배우 하서윤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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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영화 〈스트리밍〉에서는 하서유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야망이 넘치는 캐릭터 ‘마틸다’를 연기했다. 구독자 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스트리머로, 우상(강하늘)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긴장감 넘치는 케미를 펼쳤다. 생방송 중 납치되는 장면을 비롯해 공포에 질린 표정, 상황이 조작임이 드러난 뒤의 날 선 태도까지 감정의 폭이 넓은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특히 라이브 방송이란 특성에 맞게 시청자와의 호흡, 말투, 방송 리듬을 섬세하게 살려 ‘진짜 스트리머 같다’는 반응을 받았다. 2021년 촬영돼 하서윤의 첫 매체 연기였던 작품이지만 개봉이 미뤄지며 2025년에야 관객과 만나게 된 작품이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