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 내용 짜깁기”라던 하이브… ‘내부 문건’ 결국 사과

최예슬 2024. 10. 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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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아이돌을 비방·폄훼하는 내부 문건이 공개돼 비판을 받은 하이브가 결국 사과했다.

사태 초기에 "자극적인 내용의 짜깁기"라던 하이브도 갈수록 커지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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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타 아이돌을 비방·폄훼하는 내부 문건이 공개돼 비판을 받은 하이브가 결국 사과했다. 사태 초기에 “자극적인 내용의 짜깁기”라던 하이브도 갈수록 커지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이재상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지난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분들, 업계 관계자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유출된 하이브 내부 문건. 국회 방송 캡처

그는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됐으나 해당 문서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리고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 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문서에 거론돼 피해와 상처를 입게 된 외부 아티스트 분들께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 각 소속사에는 별도로 연락드려 직접 사과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 수립, 내부 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지난 24일 국회 문체위 종합감사 중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하이브의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라는 임원용 내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 임원들이 공유하는 자료다.

이 보고서에 업계 동향을 넘어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데뷔를 시켜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 아님’ ‘다른 멤버들은 놀랄 만큼 못생겼음’ ‘성형이 너무 심함’ ‘외모나 섹스 어필에 관련되어 드러나는 경향이 두드러짐’ ‘놀랍게도 아무도 안 예쁨’ 등 적나라한 외모 평가가 담겼다.

‘OOO 데뷔할 때도 외모로 다들 충격받았던 걸 생각하면 OO엔터테인먼트의 미감 자체가 달라진 건가 싶음’, ‘누구 못생겼다고 하면, OO 과거 사진으로 대응하고, 춤 못 춘다고 하면 OO이 보여주는 식으로’라는 문구도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지난 24일 첫 입장문을 냈으나 사과보다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하이브는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들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며 “해당 보고서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 팬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포함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K팝 팬덤에서는 하이브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SNS 상에서는 구체적인 아이돌명이 밝혀진 ‘추가 문건’도 회자됐다. 이 문건에도 ‘다큐멘터리 티저라는 걸 내놨는데 이게 깜짝 놀랄 정도로 촌스러움’, ‘비율도 의외로 나쁘고 완전한 센터 롤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싶었음’ 등 타 아티스트를 폄하하는 내용이 담겨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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