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붕어와 기름종개까지 "도심하천에서...놀랍다"
[정수근 기자]
동화천에는 현재 동서변동 택지지구와 공산댐 하류에 개발된 지묘동 택지지구가 존재하나 자연적으로 조성된 습지 및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어 대구광역시를 대표하는 자연하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팔공산과 금호강을 연결하는 대구의 주요 생태축으로서 생태학적 상호작용의 유지에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가 10년마다 수립하는 하천기본계획(2008년)은 대구 동화천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즉 동화천이 국립공원 팔공산과 국가하천 금호강을 연결해주는 매개이고, 대구를 대표하는 자연하천이란 이야기다.
▲ 가운데 동하천 주변에 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선 택지인 연경지구 |
ⓒ 대구환경운동연합 |
▲ 벌목사태가 일어난 대구 동구 지묘동 쪽 동화천 주변에도 많은 아파트와 주택이 들어서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동화천을 따라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면 연경지구란 대규모 택지를 목격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아파트와 주택들이 들어섰고, 그 영향은 그곳을 흐르는 동화천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 동화천의 중류에 해당하는 지묘동에서는 대구 동구청이 '동화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대규모 벌목을 자행해 크게 논란이 됐다.
▲ 네 사람이 둘려싸야 다 안을 수 있는 다발로 자란 아름드리 왕버들도 무참히 잘려나갔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벌목된 나무들이 잔뜩 쌓여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다음날 곧바로 이곳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합심해서 현장 농성과 기자회견을 벌였다. 그 결과 27일 대구 동구청이 "더 이상의 벌목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나머지 하천 구간은 지켜내게 된 것이다. 시민의 발빠른 제보와 환경단체의 현장 조사가 나무 500여 그루를 살렸다.
▲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배설물. 이곳에 수달이 살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수달을 비록한 다양한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즐비하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들은 생태적으로 아주 건강한 야생의 서식처를 살린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건강한 하천숲의 일부가 이미 잘려 나갔고 강바닥은 굴착기로 파헤쳐 졌다. 더 이상의 벌목이나 준설공사로 동화천의 생태계가 또다시 훼손되어선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동화천 어류조사... 동화천은 건강한 하천
▲ 동화천 어류조사 중에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소장 |
ⓒ 손미희 |
▲ 이날 동화천에서 채집된 각시붕어. 빛깔이 참 곱다. |
ⓒ 성무성 |
적지 않은 친구들이다. 어류조사를 모두 마치고 주변까지 둘러본 성무성 소장은 동화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동화천 어류 15종 |
ⓒ 성무성 |
앞서 말했듯 이곳은 원시 자연숲이 살아 있는 곳으로, 마치 깊은 계곡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간이다. 집 앞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인근 주민들에게 큰 축복이다. 주민들이 벌목 사태에 분노하는 이유다.
이렇게 건강한 하천일지라도 이곳의 왕버들을 모두 벌목해 버리고 강바닥을 긁어내는 준설공사를 강행하면, 이곳의 아기자기한 생태계는 완전히 괴멸된다. 굴착기 바퀴가 하천바닥을 헤집고 파헤쳐 버리면 이곳 생태계는 끝장나게 되는 것이다.
동화천은 대구의 미래다
지난달 27일 새벽 동화천 현장 농성에 함께하고, 2일 성무성 소장과 어류조사도 함께한 시민과학자클럽 손미희 대표 또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원시 자연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동화천의 500그루의 나무를 살렸다. |
ⓒ 정수근 |
그런 곳마저 인간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다. 이곳에 더 이상의 개발은 불가할 것이고, 이곳을 잘 보전하고 복원해 대구를 대표하는 자연하천으로 남겨놓아야 한다. 그래야 대구의 미래가 있다(관련 소식 - 대구mbc 라디오 여론현장 - 동화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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