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역대 최다’… 재범 줄이기 위한 ‘치료’ 활성화 돼야

강수연 기자 2023. 3. 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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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치료연구 활성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 열려
​​마약 중독은 치료가 가능하고 회복이 가능한 질환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마약사범 수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이 붙잡은 마약 사범은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마약은 단 한 번 투약으로도 치명적인 중독성과 함께 부작용을 남긴다. 그래서인지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은 35~40% 정도로 꽤 높은 편에 속한다. 마약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중독치료다. 이러한 중독 치료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마약류 중독 치료연구 활성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마약은 끊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끊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마약 재발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중독 치료 활성화를 강조했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마약중독으로부터 회복되는데 최소 1~2년이 걸린다”며 “중독과 관련된 자극만으로도 예전 쾌감이 기억나게 되고, 기억만으로도 도파민 분비가 증가해 갈망으로 인한 재발 위험성은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투약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는 중독자도 많은데, 이 경우 재범 위험이 커져 마약 투약 빈도가 잦아질 수 있다.

잦은 마약 노출은 해마와 변연계를 파괴해 기억장애를 유발하고 감정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더 나아가 인지기능까지 손상시킨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엽 교수는 “마약 중독자를 추적해 지능지수를 검사한 결과, IQ가 평균 2~3 정도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특히 중독회로는 게임회로, 마약회로 이렇게 각각 나누어진 게 아닌 하나로 다 이어져 있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중독으로 빠질 위험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약 중독은 치료가 가능하고 회복이 가능한 질환이다. 이에 미국 국립약물중독연구소 (NIDA)는 ‘마약 중독을 예방할 수 있고 성공적으로 치료될 수 있으며 회복될 수 있는 만성적인 뇌 질환’이라고 보고 있다. 재범 위험을 막기 위해 시행되는 치료 중 하나로 항갈망제 복용이 있다. 마약을 복용하게 되면 끊임없이 마약을 찾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된다. 이를 막는 약물이 날트렉손 등의 항갈망제다.

이외 자조모임, 인지행동치료, 동기강화치료 등이 있다. 그러나 기존 행해왔던 이 치료법들은 사회적 시선·분위기를 의식해 환자들이 치료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병원장은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은 현재 명이 다했다고 본다”며 “이젠 디지털 치료제, 뉴로모듈레이션 등 새로운 치료체계를 수립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뉴로모듈레이션은 뇌에 직접적인 자극을 가해 갈망을 유발하는 부위를 억제시키는 치료법이다. 천영훈 병원장은 “뉴로모듈레이션의 일종인 DBS(뇌심부자극술)을 받고 일주일 단약도 어려워한 약물중독자가 600일 이상 단약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도 최근에 많이 언급되고 있는 치료제 중 하나다. 천영훈 병원장은 “현재 국내에 있는 디지털 치료제와 유사한 앱들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현재 외국에선 마약 중독 환자가 즉각적으로 앱을 열어 인지행동치료 교육을 받고, 응급상황에선 의료기관을 연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 ‘reSet’을 사용하고 단약에 성공한 약물 중독자가 5배 증가했다”며 “국내서도 스트레스 대처 기술, 분노 조절 등 마약 갈망 대처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줘 재발을 예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 치료제 등에 대한 마약중독 치료 예산은 극히 적은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김승일 정신건강관리과장은 “마약을 포함한 중독치료 연구 예산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이번 토론회가 촉매가 돼 마약 중독 치료연구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마약류 중독 치료연구 활성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사진=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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