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北 '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에…"남북 모두 자제해야"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부 잘한 대응"
"무인기 평양까지 간 것 침략 해당 해"
"김여정 부부장 발언? 재발 말란 것"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대정부질문(정치)에서 질의 도중 국민의힘 의석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평양 상공에 대한민국이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북 모두에 서로 자극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국정원장 출신인 박 의원은 14일 오전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자리를 통해서 민주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이) 도발하지 말라'는 이런 경고를 보낸다"며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에서도 자제하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 남북 공히 말폭탄만 터뜨리고 사실상 액션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전날 밤 한국발 무인기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이 소위 '평양 무인기 삐라(대북전단) 살포'를 했다고 주장하는 등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한민국 무인기가 다시 한 번 발견되는 것을 전제해 '끔찍한 참변'이 일어날 것이라 운운한 것에 대해선 "우리 대한민국 하늘은 이미 뚫렸었다. 무인기가 와서 용산도 지나갔지 않느냐"라며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도 재발하면 가만히 안 있겠다는 것이다. 재발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의미를 해석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한 것은 사실상 시인"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부 입장에서 무인기가 평양까지 갔다고 하는 것은 침략이고 침공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 고 한 것은 정부의 첫 발언치고는 최고였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평가의 배경을 "우리가 보냈다 하면 '(평양 상공을) 침략했다, 침공했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에게 대응 조치를 하더라도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우리는 종이(전단)를 주고 오물(풍선을) 받는다. 되로 주고 말로 받으면 괜찮은데 되로 주고 가마니로 받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런데 거기에 GPS장치를 부착해서 특정한 지역, 안 그래도 용산에도 떨어졌고 국회 위에서도 한 10개나 터지더라"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만약 위치정보시스템(GPS)를 부착하면 그것도 무기"라면서 "그래서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자제시켜야 한다"고 재차 경고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를 발족했다.

박 의원이 페이스북에 발표한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 간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성락 의원이 맡는다. 자문위원 겸 위원에는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최고위원과 통일부 장관 출신 정동영·이인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박성준 의원, 외통위 윤후덕 의원, 국방위원회 부승찬 의원, 정보위원회 박선원 의원이 위원회에 참여한다. 위원회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 일정을 조율해 이르면 이날 중 첫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전날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라 박지원 의원을 단장으로 하고 국방·외교통일·정보·운영위원회에 소속된 의원 8명 내외로 점검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북한의 주장에 정부가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입장을 취해 국민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라고 위원회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