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선율이 흐르는 낭만의 집, 용인 '송스아트홀'

Songs Arthall

클래식 기타의 대가 송형익 교수의 집에는 외관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많은 이들이 음악과 악기를 접할 수 있도록 조성한 아트홀에서는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태화산 줄기를 여유롭게 내려다보는 용인 정수리. 용인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는 이 지역에 작은 주택 단지가 자리한다. 입구로 들어서자 개나리꽃 핀 듯 환하게 인사하는 노란색 집과 금속으로 제작된 기타 모양의 장식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유럽 가정집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주택에는 우리나라 1세대 클래식 기타리스트 송형익 교수와 그의 부인 최병옥 씨가 살아가는 주거 공간, 그리고 공연 및 전시를 위한 아트홀이 구성되어 있다. 오랜 시간 서울 노원구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온 그는 약 3년 전 주택의 시원한 경관과 분위기에 반해 이사를 결정했다. 또 한 가지 이사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활용도가 높은 지하 공간이었다. 대지의 고저 차로 인해 지상층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하는 원래 사우나가 설치된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시계방향으로) 아트홀 한쪽에 만돌린만 모아놓은 공간. 베이스 만돌린, 만돌라, 휴대용 만돌린 등 다양한 종류가 전시되어 있다.

기타는 피아노, 하프와 함께 독주가 가능한 화음 악기다. 거기에 타악기의 소리도 낼 수 있어 무궁무진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송시예, 송나예 씨가 모두 귀국 후 2015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Song Family Concert’를 진행했다.

송형익 교수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송시예, 송나예 씨와 첫 송트리오 연주회를 갖는 모습.

모든 사람이 한 가지의 악기를 연주하는 날까지

“우리 모두가 1인 1악기 운동을 펼쳤으면 좋겠어요.” 클래식 기타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음악과 문화예술의 사회적 중요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것이 예술인으로서 그의 목표다. ‘송스아트홀’도 그렇게 시작했다. 그는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공간을 문화·예술을 위한 전시 및 공연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송스아트홀에서는 지금까지 3년간 13회의 하우스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송스아트홀은 현재 그의 수집품인 희귀 악기 전시장으로도 쓰이고 있다. 20대 때부터 악기를 수집해 현재 500여 종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일부를 아트홀에서 전시 중이다. 노원구청, 김천문화예술회관 등 그의 수집품으로 다수의 세계 악기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집해 온 악기들로 악기박물관을 건립하고,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박물관들이 서로 모여서 하나의 문화 인프라를 이루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베이스 류트, 아라비아 전통악기 알우드 등 세계 각기의 악기를 수집했다. 가장 왼쪽의 베이스 류트는 슈베르트가 사용하던 기타 제작자의 작품으로 1800년대에 제작된 악기다.

기타로 하나 된 가족, ‘송트리오’

11살 때 처음 나일론 줄로 된 클래식 기타 소리를 접한 그는 마치 천당의 소리를 들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기타의 매력에 빠져 연주를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대학을 졸업하고 30대에 독일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아내와 두 딸을 두고 홀로 유학 생활을 하는 것은 그에게도, 가족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클래식 기타와 작곡 전공으로 7년의 공부 후 다시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인 연주 및 작곡가의 삶을 걷기 시작했다. ‘한민족의 얼’, ‘고구려의 기상’ 등 기타를 이용해 국악적이고 전위적인 표현을 보여주는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아내 최병옥 씨는 기획자로서 그의 콘서트와 아카데미, 협회 등의 운영을 맡아 이끌었다. 해외의 유명 교수들을 초청해 공연을 진행하고, 한국기타앙상블 정기연주회, 클래식기타 마스터클래스 등을 기획 및 홍보하는 일을 했다. 음악에 대한 사랑은 두 딸에게도 이어졌다. 송시예, 송나예 씨 역시 독일에서 유학한 실력 있는 아티스트로 송시예씨는 만돌린, 송나예 씨는 클래식 기타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끊임없이 혼자서 성장해야 하는 외로운 길인데, 가장 가까운 가족과 같이 공유하고 공감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좋아요.” 세 부녀는 ‘송트리오’, ‘송스듀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크고 작은 공연과 다양한 문화 활동, 그리고 후학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들은 문화예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최대한 많은 공연에 오르려고 한다며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을 나누었다.

취재협조_ 송스아트홀
https://songsarthall.com

구성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3월호 / Vol.31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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