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5·85·95년생 억울…한살 차이로 연금보험료 150만원 더 낼 판

신성식 2024. 9.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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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연금 개혁안을 시행하면 연령이 올라가는 구간에서 최대 150만원의 보험료 부담의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이런 예측치를 내놨다. 정부가 이달 초 공개한 연금 개혁안은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 안을 담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4%포인트(p) 올리되 50대 가입자는 매년 1%p씩 4년에 걸쳐 인상한다. 40대는 0.5%p씩 8년간, 30대는 0.33%p씩 12년간, 20대는 0.25%p씩 16년간 인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50대 막내인 75년생과 40대 맏이인 76년생 사이에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추가 부담에 역전이 발생한다. 76년생이 더 오래 가입해야 하니까 보험료 인상분이 더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게 나온다.

75년생(월 소득 300만원으로 가정)은 가입 상한 연령(만 59세)까지 1224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76년생은 1080만원을 추가로 부담한다. 한 살 차이로 75년생이 144만원을 더 내게 된다.

정부 개혁안대로 연금 보험료 세대별 인상 속도 차등화해보니


그런데 77년생은 추가 부담분이 1224만원으로 75년생과 같다. 나머지 40대(78~85년생)는 75년생보다 더 많다. 76년생만 적어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 75년생은 1%p씩 4년 올리고 76년생은 0.5%p씩 8년 올리게 되는데, 1살 차이로 0.5%p 절벽 구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른 연령대에도 이런 현상이 생긴다. 85년생과 86년생, 95년생과 96년생이 그렇다. 85년생이 152만원을, 95년생이 136만원을 더 부담한다.

정리하면 보험료율 절벽이 생기는 76년생, 86년생, 96년생에서 인상분 추가 부담액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75년 12월생, 85년 12월생, 95년 12월생은 한 달 먼저 태어났다고 이같이 추가 부담을 하게 됐다. 여기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약 14만명이다. 12월 31일생은 하루 차이로 더 부담하는데, 이런 가입자가 2590명이다.

연령대별로 크게 나누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걸 보정하려면 보험료 인상 방식이나 인상률을 더 잘게 쪼개야 하는데, 그리하게 되면 엄청 복잡하게 된다.

김선민 의원은 “정부의 방식을 채택하면 10년 차이(가령 75년생과 66년생)는 같은 보험료율을 부과하고, 하루·한 달 빨리 태어났다고 100만원이 넘는 추가 보험료가 발생한다. 단 하루, 단 한 달 차이로 보험료를 더 내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 의원은 “정부가 연금 개혁안의 핵심 가치로 공정성을 내세웠는데, 이런 문제가 생기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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