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긴급재정명령 활용 가능"

이경태 2026. 3. 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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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 봉투 불안' 언급하며 기존 관행·절차 뛰어넘는 선제적 대처 강조... "국민들 참 대단하다, 감사"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 연합뉴스
[기사보강 : 31일 낮 12시 3분]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심화되고 있는 에너지 수급 위기 등과 관련해 "긴급할 경우엔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면서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동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OECD는 주요 국가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전망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유가가 13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긴급재정명령권은 헌법 76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이다.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해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 또는 이에 관해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

참고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됐던 2020년 당시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 및 의결이 늦어질 경우,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바 있다.

"필요하면 입법... 우리 가진 권한·역량 최대치로 발휘해야"

이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고 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급 비중이 큰 우리 입장에서는 더더욱 철저한 점검과 치밀한 비상 대책이 요구된다"며 "정부 각 부처는 담당 품목 동향을 일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 대응책을 고민할 때 일반적으로 보면 기존의 관행이나 통상적인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기존 관행에도 얽매일 필요 없다. 긴급할 경우에는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적절한 수준의 에너지 믹스 정책을 추진하고 특히 무엇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을 때도, 이 대통령은 "'안 된다'·'어렵다' 이렇게 애기하지 말고 되는 방법을 찾는 데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같은 취지의 주문을 또 다시 내놨다.

이 대통령은 "개인사업을 하면 정말로 되는 방법을, 온갖 금지 규정이니 관행이니 상황이니 있어도 어떻게든지 그 속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는데 공직사회는 그렇지 않다"면서 "(공직업무는) 안정적이어야 되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게 내 일이다'는 생각을 갖고 좀 더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대응 관련 부처 보고를 받은 후에도 "법과 제도라는 건 필요하면 바꾸면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예를 들어 수입규제도 심사절차가 법에 규정돼 있어서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런 것들을 모아서 오라. 헌법에 긴급재정명령이라고 입법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도 짚었다. 또 "뭔가 걸리면 각 부처 단위에서 끌어안고 고민하지 말고 국무회의로 가져오시고 대통령실로 가져오시라"며 "제도를 바꿔서라도, 비상입법을 해서라도 해결할테니깐 각별히 유념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위기 대응 노력 대한 허위 정보 유포, 수사기관 신속히 대응해야"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경부의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2026.3.31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최근 수급 불안 논란으로 사재기 움직임까지 불거졌던 '종량제 봉투'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른 물품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하라고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지난주부터 나프타에 대한 긴급 수급 조정 조치가 시행됐다. 요소수·헬륨·알루미늄 등 핵심 원자재 역시도 전시물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해야 되겠다"고 짚었다. 이어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각종 생필품 의료용품도 마찬가지"라며 종량제 봉투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최근 종량제 봉투에 대해서, 실제로 보면 재고가 충분하다. 대응하기 따라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데도 아주 지엽적인 부분, 일부 문제가 좀 과장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충분히 재고도 있고 원료도 있어서 특정 지방자치단체들의 준비가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면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해결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 부처는 다른 물품에 대해 이런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한 박자 빠르게 선제적으로 대처해주기 바란다"라며 "정부의 위기 대응 노력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허위 가짜 정보들이 유포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수사기관들도 엄정하게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겐 "위기는 일상적으로 찾아온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관한 문제라 다 해결된다"며 "(위기에 대해) 우리가 어떤 자세로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서 (결과가) 다를 뿐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국민 여러분께서도 유류 소비를 줄이는 일에 적극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며 국민들이 협조를 지금까지 잘해주고 계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후에도 대다수 일선 주유소들이 바로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1차 최고가격제 당시 공급가에 맞춘 유가를 지켜주고 계신다면서 "우리 국민들 참 대단하다, 참 감사하다 생각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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