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도수치료 ‘4만원·24회’ 제한 전망…의료계 반발 확산
기준 횟수 초과 시 비용 청구 금지 검토
개원의들, ‘치료 위축’ 우려…“보험사만 반사이익”

오는 7월 ‘관리급여’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관리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도수치료 1회 가격을 4만원대로 묶고, 연간 이용 횟수까지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과잉 비급여 진료를 줄이겠다는 정부 구상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개원가는 “의료행위 가치를 지나치게 낮춘 일방적 통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제도 시행 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관리급여 도입을 앞두고 전문가들과 도수치료 가격과 인정 기준 횟수 등을 논의하고 있다. 관리급여란 원칙적으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지만, 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될 때 건강보험이 일부를 보조하는 제도다. 관리급여 항목의 본인부담률은 95%로 책정된다. 대부분의 비용은 환자가 부담하지만, 국가가 이 항목을 공식적으로 관리하며 이용 실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번에 관리급여 편입 대상으로 정해진 항목은 도수치료를 비롯해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 등이다. 이 가운데 도수치료는 실손보험 청구가 집중되며 대표적인 ‘과잉 비급여’ 항목으로 지목돼 왔다.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상반기에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5년도 상반기 비급여 보고제도’의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의료기관의 3월분 비급여 진료비 규모는 총 2조1019억원으로, 항목별 진료비 규모는 의과 분야에서 도수치료가 1213억원(11.0%)으로 가장 컸다. 병원급과 의원급 모두 도수치료가 각각 527억원, 685억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했다.
현재 논의되는 도수치료 가격은 1회당 4만~4만3000원 수준이다. 의료계 내부 반대가 남아 있어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 안은 사실상 4만원대 상한선 설정에 무게가 실린 상태다. 이 경우 환자가 실제 의료기관에서 부담하는 금액은 책정된 가격의 95%다. 예를 들어 수가가 4만원으로 결정되면 환자 본인부담금은 3만8000원이 된다.
횟수 제한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주 2회, 연간 최대 15회 수준으로 도수치료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수술 후 회복 과정 등 예외적 상황에 대해선 연 24회까지 허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의료계 안팎에선 ‘2주 단위 15회 이내 집중 시행, 연간 9회 추가 인정’ 방식도 심의 과정에서 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기준 횟수를 초과한 도수치료에 대해 사실상 비용 청구 자체를 막는 방향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기준 횟수를 넘어 시행한 도수치료에 대해선 환자에게 비용을 받을 수 없고, 건강보험 청구도 불가능하도록 하는 ‘임의 비급여 적용’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관리급여는 과잉 진료를 통제하려는 제도인데, 제한 횟수를 넘기는 것을 그대로 두면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지나친 가격 차이 등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 남용되는 비급여 항목을 점차 관리급여로 전환해 가격·급여기준 설정 및 주기적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관련 논의를 거쳐 오는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안을 확정하고, 오는 7월1일부터 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개원가 반발…“적정 수가 10만원 수준과 현격한 차이”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는 20일 성명을 내고 “실질적 협의 없이 급여화 절차만 밀어붙이는 일방 행정을 규탄한다”며 관리급여 추진철회를 촉구했다.

대개협은 정부가 도수치료를 본인부담 95%의 관리급여로 편입하면서 행위 상한가격을 4만원대로 설정한 데 대해 “의료계가 제시해 온 적정 수가 10만원 수준과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결론을 먼저 정해 놓고 그에 맞춰 산정 논리를 역순으로 꿰맞춘 결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개협은 도수치료 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면 해당 치료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시중 일반 마사지도 5만원이 넘는데, 의사 전문성과 치료 책임이 수반되는 도수치료를 4만원대로 책정하는 것은 의료행위 가치를 격하시키는 처사”라며 “도수치료는 해부학적 지식과 근골격계 병태생리 이해를 토대로 의사 진단과 의학적 판단 아래 시행되는 전문 의료행위인데, 이 수가로는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횟수 제한에 대해서도 반발 수위가 높다. 대개협은 “2주 15회라는 일률적 횟수 제한은 임상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며 “환자 상태는 각각 다르고, 수술 직후 관절 구축 예방이나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처럼 연속적 도수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평균값만을 기준으로 횟수를 제한하면 정작 치료가 절실한 환자의 회복을 방해하고, 후유증이나 만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자 부담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대개협은 관리급여와 향후 5세대 실손보험 전환이 맞물릴 경우 환자의 실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4만원 수가 기준으로 본인부담 95%를 적용하면 회당 약 3만8000원을 환자가 내야 한다”며 “여기에 실손보험 보장 축소까지 더해지면 환자의 최종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의료기관의 치료 유인은 줄고, 결과적으로 보험사만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꺼내 들었다. 대개협은 “수가 산정 전 과정에서 유관 학회와 개원가의 현장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됐다”며 “가격을 먼저 정해놓고 산식을 뒤에 붙이는 방식과 임상 현실과 괴리된 횟수 기준의 졸속 도출은 행정의 정당성과 신뢰를 훼손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료 현장을 고사시키고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위축시키며 보험사의 이익만 키우는 정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가 끝내 우려에 귀를 닫는다면 전국 개원의 뜻을 모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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