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면설' 다룬 영화, '박정희 세대'와의 소통법 제시하다
[오마이뉴스 이학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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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 영화 포스터 |
| ⓒ 넷플릭스 |
일찍이 SF 작가 로버트 A.하인라인은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합리화하는 동물이다"라며 확증편향을 경계했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고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한다. 21세기에 접어들며 음모론은 인터넷, SNS, 유튜브를 통해 더욱 확산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는 제목 그대로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는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을 소재로 삼는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지구 평면설을 믿는 '평면 지구인(flat-earther)' 마크 서전트는 이렇게 주장한다.
"실제로 우리가 있는 곳은 거대한 플라네타륨(천체의 운행을 나타내는 기계)이자 테라리엄(밀폐된 유리관)이면서 사운드 스테이지 겸 할리우드의 야외 촬영지입니다. 규모가 너무 커서 여러분과 지금까지 살면서 알고 지낸 모든 사람이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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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 영화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영화는 지구 평면설을 믿는 여러 인물을 만나 그들의 삶과 생각을 엿보는 식으로 구성됐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형성한 공동체도 관찰한다. 물론, 개략적이나마 그들이 주장하는 지구가 평평한 이유도 듣는다. '평면 지구인'들은 대다수 과학자가 지구 구형론만 주장하는 이유를 "사람들이 진실을 아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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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 영화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한 심리학자는 "상대가 중간 지점까지 나와서 타협해주길 바라지만, 정말 궁지에 몰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중간은커녕 한 발짝 앞으로 나오는 것조차 힘든 일일 수 있다"라고 현상을 진단한다. 공감을 강조하는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의 태도는 박정희 세대를 혐오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촛불 세대와 공존해야 한다고 보았던 <미스 프레지던트>의 태도와 일치한다. 그런 점에서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와 <미스 프레지던트>는 분열된 사회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를 걱정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는 정치, 종교, 인종 등 다양한 문제로 대립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는 시대에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에 들리는 블랙 키스(The Black Keys)의 노래 '스톱 스톱(Stop Stop)'을 '지구 평면설을 집어치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이것은 오히려 '조롱을 그만두라'는 목소리에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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