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때 유바리시 살린 스즈키, 38세 홋카이도 지사됐다
스스로 월급 70% 삭감하고
시청 공무원 4분의 1로 감축
![최연소 시장이 된 지 8년 만에 최연소 지사로 당선된 스즈키 나오미치(38).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4/09/joongang/20190409000653945mjtl.jpg)
홋카이도는 ‘민주당의 왕국’이라고 할 정도로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번엔 자민당 추천을 받은 스즈키 전 시장이, 5개 야당 연대로 나온 경쟁자를 누르고 최연소 지사에 등극했다. 2011년 유바리에서 전국 최연소 시장으로 뽑힌 지 8년 만이다. 스즈키는 ‘재정 파탄과 싸우는 유바리의 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홋카이도 내륙의 유바리는 석탄 산업으로 60년대엔 인구가 12만에 달했지만, 국가 에너지 정책이 ‘석유 중심’이 되면서 급격히 쇠락했다. 지금 인구는 1만이 안 된다. 과거 탄광회사 소유 시설을 지자체가 사들이며 채무가 크게 늘었다. 2006년엔 연 평균 시 재정의 8배인 350억엔(약 3500억원)적자를 기록, 지자체로선 이례적인 파산 신고를 했다.
스즈키는 취임 후 399명 직원을 100명으로, 시 의원을 반으로 줄였다. 자신의 봉급도 70% 삭감했다. 초등학교 6개, 중학교 3개를 각각 1개로 통폐합했다. 병원을 민간에 팔고, 도서관·시민회관도 닫았다. 2027년까지 매년 26억엔씩을 갚아 나가는 조치였다. ‘미션 임파서블’에 몰두한 8년을 두고 언론들은 “유바리 재정 재건의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한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埼玉)현 출신인 그가 홋카이도를 누비게 된 사연도 드라마틱하다. 고교 재학 중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생활한 스즈키는 이삿짐센터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견뎠다. 대학 진학을 단념하고 1999년 도쿄도 직원으로 채용된 게 ‘행정가 스즈키’의 출발점이다. 도청에 근무하며 호세이(法政)대 야간부를 졸업했다. ‘꽃미남’ 으로 불리지만, 대학 땐 복싱부 주장을 맡았다. “아무리 펀치를 맞아도 KO패는 없다”는 근성을 이때 키웠다. 27세였던 2008년 1월, 재정 파탄 도시 유바리로 파견된 후 2년 2개월간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지역 특산품인 멜론의 향을 첨가한 ‘멜론 팝콘’을 고안해 히트시켰고, ‘유바리 재생 실행위원회’를 설립, 시민 목소리를 모았다. 2010년 3월 도쿄도청으로 복귀할 때 시민들은 “꼭 돌아오라”며 노란색 손수건을 흔들었다. 이제 그는 인구 감소, 철도 노선 통폐합 등 홋카이도의 난제와 싸워야 한다. 스즈키는 “국가와 연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호소가 통했다”며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홋카이도의 가능성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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