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공략 마케팅 나서는 국내외 기업-'ㅇㄱㄹㅇ' 초성 제품명에 매출 3배 급증 격식보다 솔직..B급 마케팅 전성시대

김기진 2019. 6. 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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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미래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올랐다. UN에 따르면 연말에는 전 세계 인구 중 Z세대 비율(32%)이 밀레니얼 세대(31.5%)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Z세대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 현재 국내 성인 인구의 10%를 갓 넘은 Z세대 비중은 2024년이면 20%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Z세대를 잡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마케팅을 펼치고 있을까.

식품 유통 업계에서는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야민정음’ ‘초성체’ 등 Z세대 특유의 언어문화를 활용하는 기업이 여럿이다. 사진은 팔도가 선보인 ‘괄도네넴띤’(좌)과 CU에서 판매한 케이크 ‘ㅇㄱㄹㅇ ㅂㅂㅂㄱ’ ‘ㅇㅈ? ㅇㅇㅈ’.
▶Z세대 많이 쓰는 SNS 찾아라

▷스냅·틱톡, 인기 채널로 급부상

기업이 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활용하는 가장 대표적 도구는 ‘SNS’다. 기존에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영상 공유 앱 스냅과 틱톡을 마케팅 채널로 사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스냅과 틱톡 사용자 대부분이 10~20대기 때문. 스냅 측은 “미국의 13~34세 인구 중 75% 이상이 스냅을 쓴다. 이 집단에서는 인스타그램보다 광고 도달률이 높다”고 설명한다. 틱톡은 전 세계 이용자 66%가 30세 미만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틱톡 이용자는 올해 4월 기준 320만명으로 10대 이하 이용자 비율은 26.1%다.

최근 소니픽처스가 영화 ‘브라이트번’ 홍보를 위해 스냅을 통해 필터(증강현실을 이용해 사진을 꾸미는 기능)를 선보인 것이 스냅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이 밖에 영화 ‘샤잠!’ ‘엑스맨 : 아포칼립스’ 등이 개봉 전 영화 홍보를 위해 필터를 선보인 바 있다.

스냅은 기업의 인재 영입에도 쓰인다. 미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그럽허브’는 지난 2016년 인턴 모집 광고를 스냅에 올려 “Z세대를 가장 잘 이해한 채용 방식”이라고 호평받았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도 2017년 대학생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지원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터를 내놨다.

틱톡에도 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게스’는 지난해 틱톡에서 ‘InMyDenim’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청바지 입은 사진을 올리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조회 수 340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맥도날드는 소비자가 빅맥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면 일부를 선정해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가졌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SKT)의 틱톡 마케팅이 주목받았다. SK텔레콤은 지난 2~3월 새 학기를 맞이해 휴대전화 요금의 절반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알리기 위해 틱톡 크리에이터 ‘옐언니’를 내세웠다. 옐언니가 ‘반값송’을 부르는 영상이 틱톡에 올라가자 다른 이용자도 반값송을 부르며 춤을 추는 영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약 2주 만에 ‘반값송’ 해시태그를 단 영상이 6000여건 올라왔고 SKT 반값송 영상은 누적 조회 수 620만회를 기록했다. 넥슨도 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BnB’를 선보이기 전, 틱톡에서 게임 배경음악에 맞춰 춤추는 영상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어 재미를 봤다.

농심도 지난해 12월 틱톡에서 ‘너구리한마리몰고가세요’ 행사를 진행했다. 너구리 스티커와 너구리송을 이용, 동영상을 촬영해 해시태그 ‘너구리한마리몰고가세요’와 함께 올린 사람 중 일부를 선정해 경품을 지급했다. 당시 열흘 만에 영상 3만개 이상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10~20대가 많이 몰리는 플랫폼 ‘틱톡’을 활용하거나 솔직, 소탈한 B급 감성을 선보이는 트렌드도 감지된다.
▶격식 없는 모습으로 승부

▷트위터 ‘드립력’ 1인자 웬디스

격식을 갖추기보다 소탈한 B급 감성을 선호하는 Z세대에 맞춰 기업들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외식 프랜차이즈 ‘웬디스’는 트위터에서 남다른 ‘드립력(재치 있는 말을 하는 능력)’을 뽐내기로 유명하다. 한 고객이 웬디스 공식 트위터에 ‘(경쟁사인) 맥도날드로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문의하니 ‘후회거리(Regret Road)를 걸어가다가 실망길(Disappointment Drive)로 좌회전 하면 된다’고 알려준 것이 대표 사례다. 기업의 공식 입장을 전하거나 프로모션 수단 정도로만 SNS를 사용하는 대다수 기업과 대조돼 눈길을 끌었다. 이 덕분에 2017년 1월 약 120만명이었던 웬디스 트위터 폴로어 수는 2019년 6월 기준 약 319만5000명까지 늘었다. 웬디스 측은 “2016년 트위터 대응 방식을 바꾼 이후로 솔직하고 도발적인 내용에 젊은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네라브레드’는 진정성과 솔직함으로 승부를 걸었다. 파네라브레드가 판매하는 음식에 ‘인공재료가 많이 들어간다’고 비판받자 변명 대신 “해당 사안이 문제가 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향후 모든 체인에서 판매하는 음식에 인공재료를 쓰지 않겠다”고 인정해 호평받았다.

국내에서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선보인 세제 ‘피지’ 광고 영상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가 화제가 됐다. 광고 제작자가 토요일에 쉬던 중 회사로부터 “급한 일이 생겼다. 퀄리티는 상관없으니 화요일까지 광고를 만들어달라”고 지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광고 제작자는 ‘불토(불타는 토요일)에 나를 건드리면 아주 X되는 거야’ 등 비속어를 쓰며 회사를 지탄한다. 그러나 영상 끝부분에서는 ‘엄청난 세척력’ ‘피지는 빨래세제의 혁명’ 등 홍보 문구를 보여준다. 소비자는 전통적인 광고의 엄숙함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열광했고 이 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약 100만건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야민정음’ ‘초성체’ 등 ‘급식체’ 활용

▷괄도네넴띤 500만개 완판

‘야민정음’ ‘초성체’ 등 Z세대 특유의 언어 문화인 ‘급식체(학교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주로 쓰는 대화체)’를 활용하는 기업도 많다.

야민정음은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바꾸는 표현 방식이다. ‘멍멍이’를 ‘댕댕이’로, ‘귀여워’를 ‘커여워’로 쓰는 식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월 선보인 팔도비빔면 35주년 한정판 제품에 ‘괄도네넴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팔도비빔면을 야민정음으로 표현한 것. 괄도네넴띤은 SNS 등에서 화제가 되며 한정수량 500만개가 한 달 만에 완판됐다. 팔도가 그간 선보인 한정판 라면 중 가장 짧은 기간에 매진됐다고. 이 덕분에 원조 제품인 비빔면도 주목을 받으며 지난 3월 한 달간 1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여름 성수기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이다.

위메프도 야민정음을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 2월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할 때 위메프를 ‘읶메뜨’로 표기하고 상품명도 ‘스띠귀(스피커)’ ‘귀띠머신(커피머신)’ ‘치귄(치킨)’ 등으로 썼다. 이후에도 ‘읶메뜨리넹(위메프리빙)’ ‘읶메뜨뚜드(위메프푸드)’ ‘읶메뜨때션(위메프패션)’ ‘읶메뜨베이네(위메프베이비)’ 등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이어오고 있다.

편의점 시장에서는 초성체를 사용한 제품이 돋보인다. 편의점 CU에서 파는 조각 초코 케이크 ‘ㅇㄱㄹㅇ ㅂㅂㅂㄱ’는 ‘이거레알 반박불가’의 초성을 따서 지었다.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는 뜻을 담았다고. 2017년 말 시장에 나온 이 제품은 3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 팔렸다. CU는 지난해에도 쿠키앤크림 조각케이크 ‘ㅇㅈ? ㅇㅇㅈ’을 선보였다. ‘인정? 어 인정’이라는 뜻으로 ‘맛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ㅇㄱㄹㅇ ㅂㅂㅂㄱ’와 ‘ㅇㅈ? ㅇㅇㅈ’ 인기에 힘입어 두 상품을 만든 식품업체 피오레 매출은 2017년 36억원에서 지난해 114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이 밖에 세븐일레븐도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웃기는 젤리ㅋㅋㅎㅎ’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현대H몰도 지난해 10월 생활용품 PB 브랜드 ‘ㄱㅊㄴ’를 내놨다. ‘괜찮네’에서 자음을 따왔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2호 (2019.06.12~2019.06.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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