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챔프전, KCC 이상민 감독의 각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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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부산 KCC 이상민 감독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
| ⓒ 연합뉴스 |
KCC는 2023-2024시즌 전창진 감독 체제에서 이미 '5위팀 최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그리고 2년만에 이제는 자신들이 수립한 '역대 가장 낮은 정규리그 순위로 우승한 팀'의 기록을 경신할 기회를 잡았다.
이상민 감독에게도 이번 챔프전 진출은 의미가 깊다. 이 감독은 서울 삼성 사령탑 시절인 2016-17시즌 준우승 이후, 무려 9년만에 감독으로 챔프전 무대를 밟게 됐다.
이상민 감독은 KCC에서 영구결번까지 받았던 '살아있는 역사'다. KCC의 전신인 대전 현대 시절 1997-1998시즌부터 1999-2000시즌까지 KBL 최초의 챔프전 2연패와 정규시즌 3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구단명이 KCC로 바뀐 이후 첫 우승이었던 2003-2004시즌에도 3번째 정상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상민 감독은 선수 시절에 비하여 지도자로서의 행보는 평탄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2007년 서울 삼성에 FA 보상선수로 이적하여 2009-10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코치를 거쳐 2014년 삼성 감독으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이 감독은 2022년까지 삼성 역사상 최장수 감독으로 활동했지만, 2016-17시즌 준우승을 끝으로 5년 연속 PO진출에 실패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재임기간 중 꼴찌만 3번이나 기록했고 그 중 두번은 구단 역사상 최저승률(11승 43패)과 타이를 이루는 등, 온갖 불명예 기록을 남긴 끝에 2021-22시즌 도중 자진 사퇴했다. 삼성에서 8시즌 동안 남긴 성적은 160승 241패로 승률 은 .399에 불과했다.
삼성에서의 큰 부진으로 인하여 지도자로서는 사실상 재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이상민은, 2023년 6월 KCC 코치로 전격 복귀하며 무려 15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KCC가 2023-24시즌 정상에 오르면서 이상민은 선수와 코치로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상민 감독은 2025-26시즌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의 뒤를 이어 KCC의 6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에서 실패했던 이상민 감독의 선임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KCC가 호화전력에도 불구하고 주전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정규리그에서 고전하자 이상민 감독 역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부상에서 회복한 주전들의 복귀로 '완전체'를 이루며 본래의 위력을 되찾았다. 6강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 원주 DB에 3연승, 4강에서 2위 정관장에 3승 1패로 연이은 업셋 승리를 거두며 2년전의 행보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최준용-허웅-허훈-송교창-숀 롱으로 구성된 KCC의 선발 라인업은, 건강하기만 하다면 KBL 역사상 최강의 '슈퍼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또다른 돌풍의 팀인 정규리그 5위 고양 소노과 맞붙게 된다. KCC는 소노와 정규시즌에서 3승 3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소노 역시 정규리그 4위 서울 SK와 1위 창원 LG를 6전 전승으로 격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홈어드밴티지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전력상으로는 KCC의 우위가 예상된다.
이상민 감독이 우승한다면 KBL 역사상 김승기 전 소노 감독과 전희철 서울 SK 감독에 이어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세 번째 감독이 될 수 있다. 김승기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서는 원주 DB(전신 시절 포함)에서 2회, 감독으로는 안양 정관장에서 2회 정상에 올랐다. 전희철 감독은 선수 시절 대구 동양에서 1회, 코치와 감독으로는 SK에서 1회씩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이상민 감독은 올해 KCC를 챔프전 정상으로 이끈다면 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만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첫번째 기록을 세우게 된다. PO 출전팀중 순위가 가장 낮은 6위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도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든 진기록이 될 전망이다.
이상민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KCC를 다시 한번 우승시키는 것이 내 농구 인생 마지막 목표"라고 선언한 바 있다. 9년전 챔피언결정전 패배의 한을 풀고, 삼성 시절 실패한 감독이라는 오명을 벗어낼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됐다.
업셋의 희생양 된 유도훈 정관장 감독
한편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이번에도 KCC의 벽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업셋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유도훈 감독은 현역 최고령 사령탑으로, 2007년부터 안양 정관장의 전신인 KT&G, 인천 전자랜드와 그 후신인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사령탑을 역임한 백전노장이다. 하지만 20년에 가까운 감독 경력에도 그동안 정규리그와 챔프전 모두 우승과는 한번도 인연이 없었다. 전자랜드 시절인 2018-19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울산 현대모비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친 것이 감독 역대 최고성적이었다.
유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438승(역대 3위)을 거두고 13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베테랑이지만, 단기전에 유독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400승 이상을 거둔 감독(유재학, 전창진, 김진)중 우승인 없는 감독은 유도훈이 유일하다.
특히 KCC는 유도훈 감독에게는 그야말로 악연이었다. 전자랜드 시절인 2009-10시즌 2위로 4강에 직행하고도 KCC에 업셋당하며 파이널 진출이 좌절됐다. 2020-21시즌 4강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났으나 최종 5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다시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다시 PO를 앞두고 주전들이 건강하게 복귀한 KCC의 6위 돌풍을 막지 못하며 우승의 숙원을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사실 유도훈 감독이 이끌었던 팀들은 대부분 우승권 전력과는 거리가 있는 팀들이었다. 유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천 전자랜드 시절은 '언더독'의 이미지가 강했고, 정관장 역시 유 감독이 부임하는 시점에는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유출로 인하여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관장의 전력으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것만 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에 가까웠다.
비록 마무리는 아쉽게 되었지만, 유도훈 감독은 2023년 가스공사에서의 해임 사태 이후 3년만의 사령탑 복귀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다시 한번 지도력을 증명했다. 유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분을 잊지 않고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다시 한번 우승 도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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