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토론 뒤 47 vs 42% 앞서…트럼프 "추가 TV토론 안한다"
TV토론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1%포인트 벌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급격한 지지율 변화는 없었지만, TV토론에서 해리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보다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TV토론에서 ‘판정패’ 했다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재개한 대중 유세에서 토론에 이겼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토론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해리스는 “토론은 후보자의 의무”라며 트럼프를 맹비난했다.
53% vs 24% ‘판정패’…트럼프 “추가 토론 없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함께 지난 10일 토론 이후 이틀간 진행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3%는 해리스가 토론에서 이겼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승리라고 평가한 응답자(24%)의 2배가 넘는다. 응답자의 절반인 52%는 “트럼프가 토론에서 헤맸고, 예리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해리스에 대해선 21%만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날 남부 국경 지대인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우리는 이틀 전 토론에서 해리스를 상대로 기념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해리스에 대해선 “공허한 말과 늘 같은 거짓말, 의미 없는 상투적 얘기만 뿜어냈다”며 “그는 어떠한 계획이나 정책의 세부 내용도 제시하지 않은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추가) 3번째 토론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6월엔 바이든과, 이틀 전엔 해리스와 2건의 토론을 했고 그 토론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헌법파괴 트럼프 대통령 불가”
해리스는 경합주(swing state)로 분류되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진행한 유세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유권자들을 위해 또 다른 토론을 할 의무가 있다”며 추가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트럼프를 비난했다.
유세에선 “헌법을 파괴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람을 미국 대통령에 다시는 앉힐 수 없다”며 바판 수위를 더 높였다. 해리스는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정적 제거를 위해 법무부를 무기화하려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 트럼프는 다시는 미국의 최고 직책을 맡아선 안 된다”고 했다.
TV토론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해리스는 “우리는 약자(underdog)이고,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노력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러분의 도움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부동층에 대한 설득을 요청했다.
차이는 벌렸지만…변동폭은 제한적
해리스의 신중한 태도는 여론 지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의 여론조사에서 전국 기준 지지율은 해리스가 47% 대 42%로 트럼프를 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TV토론 전인 지난달 21~28일 같은 기관이 진행한 조사에서 해리스는 45% 대 41%로 4%의 차이로 우위를 점했다. 4%포인트에서 5%포인트로로 격차를 다소 벌리긴 했지만, 모두 오차범위(±약 3%포인트) 이내로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없다.
이를 두고 웬디 쉴러 브라운대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에 “해리스가 토론을 통해 기존 지지층을 더 공고하게 만들었지만, 중도층 확대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경합주에 더 많은 인력과 자금, 광고를 투입하는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투표 참여를 망설이는 지지층을 누가 더 많이 끌어오느냐에 대한 전통적 요소가 승패를 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쟁 추동력 ‘돈과 사람’은 해리스로
지지율의 급변은 없었지만, 남은 50여일 선거 기간을 추동할 수 있는 돈과 사람은 10일 토론 이후 급격하게 해리스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에는 토론 이후 24시간동안 4700만 달러(약 626억원)의 후원금이 쏟어졌다. 하루 기준으로는 해리스가 지난 7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등장한 직후 모금한 8100만 달러(약 108억원) 이후 가장 많은 후원금이다.
지난달 해리스가 모금한 선거자금은 트럼프의 3배에 달했고, 남은 50여일간 투입하기 위해 쌓아둔 현금은 4억 400만 달러(약 538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의 2억 9500만 달러(약 3930억원)를 압도하는 금액으로, 선거 막판 트럼프의 ‘지구력’에 한계가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TV토론 직후 해리스 지지를 공식 선언한 이후 24시간동안 미국의 유권자 등록 사이트(vote.gov)엔 40만 명이 넘는 접속자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 전 하루 평균 3만 명이 접속하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다.
해당 사이트는 대선 투표를 위한 유권자 등록 절차 등을 소개하는 곳으로, 해리스가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에 스위프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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