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의 울림, 세계를 품을 제30회 제주국제관악제 개막   

황경수 2025. 8. 8. 18:2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공주교대 지휘전공 석사과정 재학, 관악제조직위 위원) 

광복 80년, 관악제 30년이다. 기쁜 해, 기쁜 날이 왔다. 제30회 제주국제관악제 막이 올랐다. 제주 아트센터이다. 필자는 리허설 현장에서 기록을 남기고자 했다. 주최 측, 아트센터 기획자, 출연진, 공공예술단체의 예술행정파트분들과 공감하면서 현장을 지켰다. 리허설의 미학인 "완성보다 진실을, 정답보다 태도"를 보고자 했던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소급하며 관계성을 살펴보는 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독일연방군악대 팡파레 팀과 서귀포관악단의 호른 팀이 어우려져 화음으로 시작하는 팡파레가 첫 곡으로 울려퍼졌다. 독일연방군악대 지휘자 Sascha Leufgen이 맡았다. 거친 소리를 숨기고, 브라스의 밝은 화음으로 정신을 깨우는 팡파레였다. '공'(우리나라의 징과 같은 악기, 아주 큼)과 팀파니가 리듬을 지원하면서 동양적 느낌도 맘껏 표현했다. 이어서 저음역대로 시작하는 프레이즈의 팡파레 부분은 진기함을 느끼게 했다. 편안하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맑게하는 팡파레였다.     

위촉곡 롤랜드 스테팔리 작곡의 '제주의 노래(Jeju Song)'가 이동호 지휘자의 지휘로 연주되었다. 서귀포 합창단의 중창팀이 같이했다. 자연의 소리를 저변에 깔고 제주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드러내는 선율은 없다고 할 정도로 생태주의적 음악을 표현하고 있었다. 전개부에서는 어디선가 화음 속에서 숨었다 올라오는 제주의 선율, 잡힐 듯 하다가 잡히지 않던 선율이 호른이 선율을 안내하면서, '제주의 자연과 마음'이 노래로 울려퍼진다. 서우젯 소리의 선율인 듯 하다. 작곡자와 지휘자의 소통, 작곡자와 연주의 소통, 지휘자와 연주자의 소통이 교차적으로 진지하게 실현된다. 

성악가 베이스 김대영의 협연은 수줍음과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준 공간이었다. 마이크 없이도 충분한 볼륨을 맘껏 뽐내는 모습이다. 호흡의 선(線)이 선율을 타고 끝없이 연결된다. '청산에 살리라'를 먼저 들었다. 자연스러우려고 하는 모습에서 오페라가 아니라 뮤지컬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듯 했다. "'청산에 살리라'라는 이야기를 편하게 들으시라, 편하게 들으시라!"라고 노래하고 있었다. 윤동주 선생의 서거 80주년, '별 헤는 밤'을 노래했다. 주변에 참관하신 분들이 감탄이 이어진다. 부끄러움의 컨셉을 깔고 최고의 고퀄로 노래하는 모습이다. 왕베이스의 테크닉은 물론 조금 고음으로 도약할 때 일부러 아닌 척 끌고 올라가는 팔세토(가성?)의 기교는 관중들의 감탄의 소리를 가슴 속에 가두어두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서귀포관악단 정준화 클라리넷 연주자의 협연이 있었다. 악장의 역할을 맡고 있는 분이시다. '클라리넷을 위한 Artie Shaw-Concerto'라는 곡이다. 째즈 풍의 곡이다. 들으면서 내내 호기심 텐션 최고로 유지되었다. 리드 소리보다는 피스의 느낌! 오보에 같은 고음도 들리고, 소프라니노 색소폰과 같은 느낌도! 호흡의 수반된 기교와 꼬임을 만들어내는 앨토 색소폰의 기교!도 느끼게 해주었다. 악기의 정체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다. 느낌에 호소하려고. 펼친 화음 뒤에 따라오게 하는 카덴짜! 끝까지 호기심을 놓지 않게하는 곡과 연주였다. 제주의 자존감을 온전히 간직한 서귀포 관악단과 정준화 선생의 연주였다. 

우효원 선생 작곡, 이승후 선생 편곡의 '아! 대한민국'이 제주시, 서귀포 도립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올려졌다. 8월 광복의 기쁨이 그대로 그냥, 소리로 들여오는 느낌이다. 한국의 북 2고(二鼓)로 구성된 모음북이 전체 리듬의 중심이다. 시작하자마자 합창과 합주로 대한민국의 개벽과 기쁨을 보여주는 듯한 무대였다. 저의 주관적 해석이다. 호호호. 가끔 서양리듬이 느껴진다. 근대화 표현일까?
  
두 번째 장에서는 불교적 느낌, 음계도 가히 동양적이다. 악기도 목관이 주를 이룬다. 목관, 철금, 북으로 구성된 소리이다. 독일 팀들에게 묻고 싶었다. 어떤 느낌이실까? 하고. "이 부분을 듣고, 아시아에 도착했음을 느껴지네요!"라고 하지 않았을까? 남성편성의 노래로 이어지다, 여성의 화음으로 연결된다. 삼라만상의 얽혀있음을 표현하는 듯 하다. 양자역학? 마음속에서 '한(恨)을 녹히세요'라는 소리가 들리고, 착한 성찰이 일어난다. 
세 번째 장에서는 맑음과 밝음, 고음의 명쾌함이 무대에서 관중석으로 쭈욱 뻗어 나온다. 관중들은 듣고 있노라면 매료되어 소리에 빨려들어간다. "소리는 관중으로, 관중의 마음은 느낌을 타고 음악속으로"가는 듯 했다. 
  
네 번째 장에서는 사물놀이와 난타의 느낌을 느끼게 했다. 건곤감리의 괘를 표현했다고 한다.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주역'의 중심 괘, 대한민국 국기의 중심 괘를 생각게 하면서 모두에게 적용될'우연'이라는 확률(랜덤), 우리의 희망인 '운' 혹은 '행운'(챈스)을 느끼게 했다. 성찰과 치유로 안내하는 음악이라고 메모했다.
황경수 제주대학교 교수

마지막 무대, 독일연방군악대 콤보밴드(Combo Band)가 빅밴드의 구성으로 브라스끼리 성의껏 대화를 나누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유럽의 느낌, 브라스 악기의 건강한 소리, 중후함과 시원함을 맘껏 느끼게 해주는 소리였다. 가끔씩 베이스트롬본 소리와 트럼펫의 공명과 진동이 군악대 유전자를 품었음을 보여준다. 해마다 제주국제관악제에서는 세계 최고의 브라스 소리들을 엄선해서 들려준다. 올해에는 독일연방군악대이다. 꼭 방문해 보시길 제안한다.

'아! 대한민국'이라는 곡에서 "태양이 비추인다. 태양이 용솟아 올라! 새날이 열린다." 제가 들은 가사이다. 
  
글을 마치면서, 우리 제주국제관악제가 용솟아 올라, 세상을 음악으로 비추고, 모든 마음을 치유해주는 역할을 계속 해주시길 바래본다. <헤드라인제주>

Copyright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