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카약에 태워 직접 헤엄쳤다…폭우에 마을 구한 대학교수 정체

신진호 2024. 10. 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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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제방이 무너지며 마을이 침수되자 자신의 카약을 이용해 주민을 구조한 대학교수가 명예의인상을 받았다.

지난 7월 10일 오전 119구조대원들이 마을 전체가 침수된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서 고립된 주민을 보트로 구조하고 있다.뉴스1

목원대학교는 경찰행정학부 권선필 교수가 ‘2024년 제2호 LH명예의인’으로 선정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조협회로부터 상장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LH명예의인상은 LH가 임직원의 급여 공제로 마련한 나눔기금을 활용, 재난과 주거안전 관련 위험 상황에서 모범이 된 의인에게 수여한다.


목원대 권선필 교수, 고립된 마을 주민 구조


권 교수는 지난 7월 10일 집중 호우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침수된 대전시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서 자신의 카약을 이용, 고립된 마을 주민을 구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7월 발생한 마을 침수 사고 때 자신의 카약에 주민을 태워 구조한 목원대 권선필 교수(가운데)가 지난 8일 LH명예의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 목원대]
당시 대전에는 7월 8일 오후부터 10일 새벽까지 155㎜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정뱅이마을에도 순식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제방이 무너졌고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 새벽 시간 제방이 무너진 탓에 미처 대피하지 못했던 주민 36명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해병대 출신, 카약에 주민 태우고 수영으로 밀어


당시 정뱅이마을에 살고 있던 권선필 교수는 마을이 침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보관 중이던 1인용 카약을 꺼냈다. 이 카약으로 그는 물바다로 변한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고립된 주민을 찾았다. 하지만 카약이 1인용이라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권 교수는 고립된 주민을 발견하면 카약에 태우고 자신은 물속에 들어가 수영하며 카약을 밀어 구조하는 방법을 택했다. 권 교수는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과 함께 고령의 주민과 반려견을 구조했다.
지난 7월 10일 오전 119구조대원들이 마을 전체가 침수된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서 고립된 주민을 보트로 구조하고 있다.뉴스1
권 교수는 “이 상은 소방당국과 구조활동에 함께 나선 주민 모두의 노력으로 받은 것”이라며 “교육자로 인재 양성과 연구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선필 교수 "주민 모두의 노력으로 받은 상"


LH 조경숙 경영관리본부장은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위험을 무릅쓴 시민 영웅의 헌신이 우리 사회에 확산하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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