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에서 ‘느좋남’이라는 평가를 받는 셰프가 있다. 파인 다이닝으로 말하는 호텔 셰프, 손종원이다. 방송 이후 그의 이름은 단숨에 검색어 상위권으로 치솟았고, 화려한 이력과 훈훈한 외모가 결합된 ‘스타 셰프’의 전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그는 레스케이프 호텔의 라망 시크레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의 이타닉 가든 두 곳을 동시에 이끌며, 양식과 한식 모두에서 미슐랭 1스타를 유지 중인 국내 유일의 셰프다.

하지만 이 완성형 커리어의 시작은 의외의 방향에서 출발했다. 손종원 셰프는 요리 이전에 ‘공대 엘리트’였다. 중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명문 사립 기숙학교 올 세인트 데이 스쿨을 수석 졸업했고, 이후 로즈헐먼 공과대학 토목공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듯 성실히 공부했지만, 4학년 2학기 무렵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서 공부하는 사람은 못 이기겠다’는 깨달음과 함께 인생의 방향을 다시 묻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는 뉴욕에서 우연히 들른 요리학교였다.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흰 모자를 쓰고 요리를 배우는 학생들의 모습을 본 순간, 그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과감히 학교를 중퇴한다. 미국 영주권이 있어 군 면제 대상이었지만,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군 복무까지 마쳤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CIA 4년 과정에 입학한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주말마다 뉴욕 레스토랑을 전전하며 무급으로 일했고, 남들보다 더 악착같이 현장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선택 역시 평범하진 않았다. 졸업을 앞둔 4학년 재학 중, 미슐랭 3스타 베누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또다시 학교를 떠난 것이다. 현장이 학교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미슐랭 3스타 코아, 퀸스, 덴마크의 미슐랭 2스타 노마까지, 세계 정상급 주방을 거치며 그는 스스로를 증명해 나갔다.

결과적으로 손종원 셰프의 최종 학력은 ‘고졸’이다. 공대와 요리학교, 두 번의 중퇴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속을 꽤 썩였을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는 두 개의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을 동시에 책임지며, ‘평생 배울 수 있는 직업’으로서 요리의 매력을 증명하고 있다.


<흑백요리사2>를 통해 대중 앞에 선 지금, 그의 이력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포기처럼 보였던 선택들이 어떻게 한 사람의 내공이 됐는가’를 보여주는 서사가 됐다. 성공한 셰프가 되어 다행이지만 뒤돌아보면 부모의 걱정도 이해되는, 그래서 더 인간적인 스타 셰프의 성장기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