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진화하는 K-패션, 글로벌 확장 가속화한다

2026. 2. 1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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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F/W 서울패션위크 성료

24개 브랜드, 15개 패션쇼 선보여
원사이트 전략으로 관람 효율 높여
20개국 100여명 바이어 방문·상담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6 F/W 서울패션위크’가 열렸다. 행사 첫날인 3일 진행된 브랜드 ‘뮌(M?NN)’의 오프닝 쇼 [사진 서울시]

입춘을 하루 앞두고 매서운 추위가 이어졌던 지난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2026 F/W 서울패션위크’의 개막을 확인하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인파 덕분이었다. 화려한 옷차림의 패션 피플들과 쇼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렇듯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올린 이번 2026 F/W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국내외 패션 관계자와 시민들의 높은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서울패션위크는 역량 있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K-패션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이번 시즌에는 총 24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15개의 패션쇼와 9개의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고, 특히 패션쇼와 프레젠테이션, 트레이드쇼 등 모든 프로그램을 한곳에 집약해 운영하는 ‘원사이트(One-site)’ 전략으로 관람과 비즈니스 효율을 극대화했다.

‘2026 서울패션포럼’ 모습. [사진 서울시]

행사 첫날인 3일, DDP 아트홀 2관에서는 ‘2026 서울패션포럼’이 개최됐다. 국내외 패션 리더들이 모여 K-패션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을 공유하는 이 자리에서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이 K-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글로벌 스피치 세션에서 욘 젬펠 로베에 코리아 지사장은 “K-패션의 경쟁력은 세계와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의미와 경험’의 설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보영 패션비즈 부사장, 이지은 W컨셉 상무 등은 브랜드와 유통, 파트너십 사례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실제적인 실행 전략을 논의하며 산업의 미래 구조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이어 당일 오후 6시, 브랜드 ‘뮌(MÜNN)’의 오프닝 쇼가 진행됐다. 2013년 론칭 이후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로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휩쓸었던 뮌은 영국 런던과 이탈리아 밀라노 등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험을 녹여내 브랜드의 핵심 철학인 ‘낯설게 하기’를 서울 무대 위에서 유감없이 펼쳐냈다. 런웨이에 오른 밀리터리 룩은 허리 라인을 강조하거나 각진 어깨를 둥글게 변형하는 등 익숙한 요소를 생경하게 재해석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폐종이와 폐현수막 등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패션의 미학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모든 프로그램을 한곳에 집약해 운영하는 ‘원사이트(One-site)’ 전략으로 관람과 비즈니스 효율을 극대화했다.

현장에는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장 클라우디오 안토니올리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오프닝 쇼를 관람한 뒤 한국 디자이너들과 직접 만나 “서울패션위크는 에너지가 넘치고 디자이너들의 개성이 인상적”이라며 한국 패션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협업의 결과로 오는 2월 말 밀라노의 하이엔드 편집숍 ‘안토니올리’에서 서울 브랜드 5곳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6일간의 여정에서는 여러 브랜드의 약진이 돋보였다. 대표적으로 ‘데일리미러(DAILY MIRROR)’는 ‘Layered to Rise’를 주제로 성장과 도약의 서사를 그려냈다. 다양한 소재와 실루엣의 중첩으로 현대 여성의 진보적인 감성을 표현하는 한편, ‘쌓임 끝에는 도약이 있다’는 메시지를 현대적인 실루엣으로 시각화해 호평받았다. 또한 디자이너 이청청의 ‘라이(LIE)’는 하이엔드 애슬레저를 스키 마운티니어링까지 확장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담아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이번 시즌 트레이드쇼에는 100여 개의 역량 있는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20개국 100여 명의 글로벌 바이어가 방문해 1:1 매칭 상담을 진행했다. 특히 DDP 내 모든 프로그램을 유기적인 동선으로 설계한 공간 집약적 운영은 바이어들의 상담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운영 구조의 효율화는 실질적인 수주 실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패션위크는 2025 S/S 시즌 613만 달러, 2025 F/W 시즌 671만 달러에 이어 지난 2026 S/S 시즌 745만 달러의 수주 상담액을 달성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번 행사 역시 하비니콜스, 어반 아웃피터스, 클럽21 싱가포르 등 영향력 있는 바이어들이 대거 방문한 만큼,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패션위크는 이번 2026 F/W 시즌을 기점으로 글로벌 패션계에서 존재감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며 “이제 단기적인 이벤트를 넘어 도시의 문화 경쟁력과 패션 산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장으로 진화하고 있고, 이번 시즌은 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의미 있는 행보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중앙일보M&P 기자 lee.junhyu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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