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중·대형 SUV 선호도..쏘렌토 부분변경 압도적 1위

202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까지 너 나 할 거 없이 3열이 달린 중·대형 SUV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SUV 강세와 함께 패밀리카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구미가 당기는 대목이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가이(carguy.kr)는 8월4일부터 9일가지 5일간  ‘8000만원 이하의 중·대형 SUV’의 선호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카가이 유튜브 구독자(약 8만5천여명)가 대상이다. 설문에는 1772명이 참여했다. 선택지는 올 하반기 시장에 나왔거나 출시 예정인 3열이 있는 중대형 SUV다.

대상은 현대 싼타페 완전변경, 기아 쏘렌토 부분변경, 혼다 파일럿 완전변경, 그리고 이미 7월 출시한 토요타 하이랜더다. 싼타페와 쏘렌토 그리고 파일럿은 4000만~6000만원대의 가격이 예상되며, 하이랜더와 파일럿은 6000만~7000만원대 수준이다.

기아 쏘렌토(MQ4 PE)

1위는 예상대로 기아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이다. 쏘렌토는 중형 SUV 시장 1위 모델이다. 조사 참여자 가운데 46%(약 815명)의 선택을 받았다. 신형 싼타페 디자인이 공개되고 일주일만인 지난달 25일 디자인을 공개하며 국산 중형 SUV 경쟁의 맞불을 놨다.

부분변경인 만큼 힘을 많이 주진 않았다. 기존 쏘렌토의 디자인에 기아의 새 패밀리룩을 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외관상 가장 큰 변화는 전면의 헤드램프다. 가로형에서 세로형으로 바꿨다. 텔루라이드, EV9에서 본 것과 유사한 형태다.

대신에 실내 디자인 변화가 크다. 기존 쏘렌토 실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던 유일한 영역이었다. 독특한 송풍구 디자인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송풍구를 상·하로 분리해 조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부적인 조작이 가능해 실용성이 뛰어났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해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부분변경에서는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반영해 이를 하나로 합쳤다. 센터페시아의 송풍구가 수평형으로 변화하며 전반적으로 깔끔해졌다. 먼저 공개된 싼타페와 달리 쏘렌토는 안전한 길을 택한 셈이다.

신차 이미지는 살리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웠다. 쏘렌토를 선택한 @namefirst3498 유저는 “신형 싼타페가 승차감부터 주행감까지 좋을 거란 생각은 들지만, 신형 싼타페의 디자인이 걱정이라 무난한 쏘렌토가 좋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공식 이미지만 놓고 봤을 때 싼타페와 쏘렌토의 대결에서 쏘렌토가 가뿐한 승리를 가져갔다.

현대 싼타페 (MX5)

2위는 현대 싼타페다. 24%로 약 425명의 선택을 받았다. 카가이 신형 싼타페 프리뷰 영상 완전변경으로 돌아오는 만큼 신형 싼타페에 대한 기대는 현대차도 소비자도 컸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는 걸까. 지난달 18일 디자인 공개 이후 후면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현대차는 차박·캠핑 등 레저활동에 최적화 하기 위해 넓은 테일게이트를 만들었다. 테일게이트 전체가 개폐된다. 그 과정에서 테일게이트는 하나의 밋밋한 면으로 만들어졌다.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나쁘게 말하면 만들다 만 것처럼 느껴진다. 테일램프와 방향지시등을 리어 범퍼 하단에 가깝게 배치해 시인성이 나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만 실내 디자인은 너 나 할 것 없이 호평이다. 외관 디자인에서 ‘레트로’를 강조했다면 실내 디자인은 모던 그 자체다. 스티어링 휠은 현대차의 플래그쉽 세단 그랜저의 것을 가져와 고급감을 살렸다. 각각 12,3인치인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커브드로 연결했다.

공조장치 조작부도 부분 터치식을 채택하며 직관성과 첨단적인 분위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국산차 최초로 무선 충전 패드 2개를 제공한 점도 일부 소비자에게 와우팩터로 다가왔다. 2·3열을 접었을 때 별도의 작업 없이 완전한 평탄화가 이뤄진다는 점도 패밀리카를 염두한 소비자에겐 매력 포인트다.

10일 실물이 공개된 이후 후면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었다. 넓은 3열과 적재공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되는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실물 공개전 조사 결과로만 놓고 봤을 때는 쏘렌토에 크게 뒤진다. 이대로라면 두 세대에 걸쳐 국산 중형 SUV 2위 신세다.

토요타 하이랜더

3·4위 다툼은 치열했다. 각각 16%, 15%의 선택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3위는 지난 7월 출시한 토요타 하이랜더가 차지했다. 약 283명(16%)이 선택했다. 전동화 시대를 맞이하며 소비자는 전기차로 넘어가기 직전, 전기차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찾기 마련이다.

지난해 판매된 쏘렌토 중 72%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었다. 특히 하이랜더는 국내 중·대형 SUV 시장에서 친환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SUV다. 현행 싼타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전륜구동 선택 시에만 친환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륜구동은 연비 이슈로 친환경차 혜택에서 제외됐다. 하이랜더는 6000만~7000만원대의 가격대를 감안할 때 편의장비가 다소 부족하고 디자인이 평범한 게 흠이다.

혼다 파일럿

4위는 혼다 파일럿이 차지했다. 15%(약 265명)의 선택을 받아 1% 차이로 동메달을 놓쳤다.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사전계약이 진행 중이다. 이달 29일 8인승 엘리트 단일 트림으로 출시한다.

파일럿은 완전변경을 통해 4세대로 돌아왔다. 전장 5090mm, 축거 2890mm로 조사 차량 가운데 가장 커 넓은 실내 공간이 장점이다.

아쉬운 점은 파워트레인이다. 경쟁차종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없다. 현재로선 3.5L V6 가솔린 엔진 단일 트림만 구매할 수 있다. 최대출력 289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무려 10단 자동이다.

다단화로 항속 주행 시 연비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혼다의 I-VTM4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험로도 문제없다. 혼다 파일럿을 선택한 유저 @lonely.hiker.monad1886는 “오프로드 등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성은 파일럿이 최고”라고 언급했다.

조사 결과 현대기아 차량 대비 1000만원 이상 비싼 수입차는 가성비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다. 구독자들은 “이제 일본차 디자인은 몇 년 전 느낌이 든다. 국산차 기본기도 이젠 충분해진 것 같다”, “일본차 품질 좋은 건 아는데 사고싶다는 생각은 이제 안든다”는 의견을 보였다.

절반에 가까운 참여자가 쏘렌토를 선택했다. 이달 말 실물이 공개된다. 디자인상 미운털 없는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이 칼을 갈고 나온 신형 싼타페를 실제 경쟁에서도 제치고 1위를 질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10일 공식 출시했다. 쏘렌토 부분변경은 17일 미디어 프리뷰를 진행한다. 카가이 취재팀은 프리뷰 행사에 참석해 신형 싼타페와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뒤 독자들에게 충실히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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