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축구협회는 눈치를 안 본다" 여론 대변한 직격…정몽규 "정보가 잘못 유통" 동문서답

김희준 기자 2024. 9.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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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해설위원. 서형권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박문성 해설위원이 여론을 대변하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동문서답으로 응수했다.


24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현안 질의에는 축구협회에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홍명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등이 참여해 국회의원들과 질의를 주고받았다. 점심시간으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정회한 뒤 오후 3시부터 문체위 보충 질의가 시작됐다. 오후 5시 45분부터는 추가 질의를 통해 계속해서 축구협회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이날 증인 자격으로 출석한 박 위원은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두 차례 냈다. 우선 오후 질의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문성 위원의 의견을 묻자 "정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게 맞다는 걸 다시 느꼈다.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다"며 "이름없는 지도자는 15년을 밑바닥에서 굴러도 프로팀 감독 한 번 하기 힘들다. 한 지도자는 홍 감독 특혜를 보고 '지도자를 그만할 생각'이라고 말하더라"라며 현재 홍 감독이 불공정한 과정으로 대표팀에 선임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승부조작 사면도 A매치 직전에 '꼼수 사면'을 하려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선임을 통보하고 30분 후에 발표했다.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도 황선홍 감독을 굳이 대표팀에 겸임시켜서 나온 일이다. 일련의 과정이 홍 감독 문제까지 이어진 거다. 불공정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정 회장 체제에서 반복되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추가 질의에도 박 위원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그동안도 생각했지만 오늘도 생각나는 건 '왜 눈치를 보지 않지'라는 표현"이라며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은 우리와 살아온 궤적과 다른 삶을 살았다. 대기업 자제와 최고의 엘리트로서 자라왔다. 다른 삶이기에 다른 생각을 하고,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 있는 사람이 축구협회에 개입할 수 없는 구조다. 아무리 팬들이 외쳐도 협회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가 되는 거다. 팬들은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없으니 국민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인사권에 개입하면 FIFA(국제축구연맹)가 월드컵 못 나가게 한다고 겁박한다.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닫힌 조직을 열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서형권 기자

이러한 박 위원의 일갈은 전재수 문체위원장의 관심을 끌었다. 전 위원장은 정 회장에게 박 위원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정 회장이 "감독 선임과 일련의 사태에 대해 피로감을 드린 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행정이 미비한 점을 고치겠다"고 말하자 "그건 하루종일 말한 바"라며 제대로 된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해 여러분들이 많이 말씀을 해줬는데 내가 잘 알아서 내가 정했다고 알고 계신다. 두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데 왜 내가 알았다고 국민들이 하실까, 왜 그렇게 정보가 잘못 유통됐을까 궁금하다"라며 "여기 계신 박문성 해설위원께서는 유튜브 팔로워가 60만 명으로 많다. 신문기사나 방송보다도 영향력이 크다. 신문이나 방송은 잘못된 기사가 나오면 정정보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SNS를 통한 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유튜버의 '잘못된 정보 유통'이 이 사단의 원흉이라 지적하며 문제의식이 매우 옅은 모습을 보였다.


전 위원장은 "자꾸 내가 원하는 대답과 회장님 답변 사이에 미스매치가 심하게 난다"며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는 현대가의 역사고, 미래도 현대가에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역이고,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는 특권 의식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전혀 아니다. 축구 발전만 생각 중이다. 능력이, 지식이 모자라서 잘못할 수는 있다"고 답변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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