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하나에 이렇게까지 포장을... 저는 '거절'합니다

이은주 2026. 2. 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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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스팸으로 대표되는 통조림햄은 캔(고철)으로 밀폐포장이 되어 있는데 플라스틱 뚜껑을 한 번 더 덮어 이중포장이 되어있죠.

회담 끝에 CJ 측은 '노란 플라스틱 뚜껑은 스팸 캔이 물리적 충격을 받을 경우 변형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캔 포장만으로도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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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쓰레기 거절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은주 기자]

 샤인머스캣 한 송이에 포장 쓰레기만 3종세트
ⓒ 이은주
겨울방학이라 그런지 매일 먹는 과일이 똑 떨어져 오랜만에 마트에 들렀습니다. 예전엔 비싸서 선물 들어올 때만 먹던 샤인머스캣이 요즘엔 가격이 많이 내려 만만한 과일이 되었어요.

그런데 이 샤인머스캣...꼭 이렇게 많은 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비닐옷에 과일망에 플라스틱 케이스에 어떤 것은 상자에 비닐덮개까지... 저렴한 가격에 집에 데려오고 싶다가도 알맹이보다 더 많아질 쓰레기를 생각하니 망설여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바로 '플라스틱 어택'입니다.

일명 '쓰레기 어택'이라고도 불리는 쓰레기 거절하기 운동은 2018년 3월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사람들이 물건의 포장재를 모두 벗겨 마트에 버리고 가면서 과대포장, 이중포장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명을 받았습니다.

이는 전 세계로 확산되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2020년 있었던 '스팸뚜껑 반납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스팸으로 대표되는 통조림햄은 캔(고철)으로 밀폐포장이 되어 있는데 플라스틱 뚜껑을 한 번 더 덮어 이중포장이 되어있죠. 게다가 해외에서 제조, 판매되는 제품은 플라스틱 뚜껑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참치캔에도 없잖아요?)
 2020년 스팸뚜껑 반납운동
ⓒ 소비자운동단체 ‘쓰담쓰담’
이에 의문을 가진 소비자운동단체 '쓰담쓰담'에서 플라스틱 어택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한 달 만에 모아진 노란색 스팸뚜껑이 585개, 뚜껑을 없애 달라는 손편지가 56통이었고, 이를 계기로 지난 2020년 10월 CJ제일제당과 쓰담쓰담이 직접 만나 회담까지 했어요.

회담 끝에 CJ 측은 '노란 플라스틱 뚜껑은 스팸 캔이 물리적 충격을 받을 경우 변형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캔 포장만으로도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죠.

과연 이 계획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비즈워치>의 2023년 보도("노캡 아니네?" 마트서 아직 '노란 뚜껑' 스팸 파는 이유)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플라스틱 줄이기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팸 뚜껑(캡) 없애기'가 4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스팸 대부분이 '노란 캡'을 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20년 노캡을 일부 제품에 시행했으나, 안전성 등을 이유로 여전히 전 제품에 적용하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 사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결국 대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문제 의식에 기반한 행동, 우리 일상에서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영국 사람들처럼, 장을 본 뒤 과대포장된 포장재는 마트에 버리고 오는 '쓰레기 어택'도 하나의 방법이겠지요.

저도 샤인머스캣이 입고 있는 과일망과 종이상자를 마트에 버리고 알맹이를 에코백에 담아왔습니다. 바라건대 마트 폐점 후 매장 내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고객들이 포장재를 다 버리고 갔네? 이거 일부러 돈 들여 과대포장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기업 측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알맹이만 진열해주세요
ⓒ 이은주
소비자의 행동이 기업을 움직일 수 있게 '쓰레기 거절하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그래서 무포장된 상품이 더 많아지기를, 포장 없이 장 보는 것이 더 익숙한 우리가 되기를, 쓰레기로 가득한 지구와 마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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