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이재명호와 비등…김기현호 출범후 지지율 하락 왜

김준영 2023. 3. 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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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8 전당대회 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엇비슷해졌다. 통상 전당대회 후 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아닌 역(逆) 컨벤션 효과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1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14∼16일)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3월 2주차) 대비 4% 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한 33%였다. 불과 2주 전 조사 때만 해도 국민의힘(39%)과 민주당(29%)의 격차는 10%포인트였는데 이젠 1%포인트 차로 확 좁혀졌다.

다른 조사도 유사하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13일~15일)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3월 1주차) 대비 5%포인트 낮아진 3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3%포인트가 상승한 30%였다. 양당의 격차는 12%포인트에서 4%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만 떼어놓고 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24%)보다 민주당(35%)이 훨씬 높다. 전국지표조사에선 김기현 대표의 직무 수행 기대감도 조사했는데 긍정 응답이 37%에 그쳤다. 반년 넘게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 긍정 기대치(33%)와 큰 차이가 없다.

당내에선 예상된 후폭풍이란 반응이 나왔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종용 등 친윤계가 보여준 실력행사에 대한 피로감이 김기현호(號)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는 것이다. 당원 100% 투표로 치러진 선거에서 과반(52.93%)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거꾸로 말하면 당원 중에서도 그를 찍지 않은 표심이 47%나 된다.

취임 직후 김 대표가 단행한 당직 인사마저 친윤 일색으로 꾸려지자 당내에서도 “연포탕(연대ㆍ포용ㆍ탕평)으로 불리기 어렵다”(윤상현 의원)는 지적이 나왔다.

한일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환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당ㆍ정 일체가 강조됨에 따라 이미 당ㆍ정 지지율이 커플링(Couplingㆍ동조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 개인의 리더십이나 당내 문제뿐 아니라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 정책, 한ㆍ일 관계 관련 행보 역시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한국갤럽에선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3%, 전국지표조사에선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하락한 35%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과도한 노동 프레임이 강조된 주 69시간 노동 정책과 민주당의 반일 선동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 정부ㆍ여당의 지지율이 묶여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소장은 “이준석 체제의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당이 명확히 구분돼 지지율도 독립적으로 움직였지만 김 대표의 국민의힘은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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