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미사리 봄바람이 만드는 레이스 변수

안희수 2026. 3. 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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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경정장에 등바람이 부는 가운데, 선수들이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은 선수의 기량과 모터, 보트 성능이 중요한 스포츠다. 여기에 날씨와 같은 외부 환경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바람은 가장 대표적인 변수다. 

3월 말과 4월 초 사이 미사리 경정장에는 강한 바람이 자주 분다. 3~4m/s 이상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스타트와 선회 과정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히 커진다.

바람의 세기뿐 아니라 방향도 중요하다. 경정에서는 선수들이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출발하는 '맞바람'과 뒤에서 밀어주는 '등바람'으로 나뉜다. 출발선 위에 설치된 공중선을 통해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맞바람은 스타트에 큰 혼란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등바람은 상당한 부담 요소가 된다. 바람에 밀리면서 스타트 기준점이 평소보다 앞당겨지는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 선수나 평소 사전 출발 위반(플라잉)이 잦았던 선수들에게 특히 부담스러운 변수가 된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자연스럽게 너울이 발생하며 선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보트는 구조상 뱃머리가 가벼운 편인데, 선회 과정에서 강한 바람과 너울을 동시에 맞게 되면 보트가 튕기며 균형을 잃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정상적인 선회가 어려우면 레이스에 이변이 많이 생긴다. 시즌 성적이 하위권에 있는 선수라도 초반 선두권을 잡은 뒤 그대로 지켜내는 경우가 많다. 뒤따르는 선수들이 거센 항적과 바람을 동시에 뚫어야 하기 때문에 역전이 쉽지 않다. 그래서 바람이 강한 날의 1턴 전개는 복잡한 승부보다 단순한 전법을 선택하는 선수가 많다. 인빠지기(1번 코스 선수가 1턴 마크에서 가장 먼저 선회해 앞질러 나가는 기술)나 찌르기(선회 중 공간을 파고들어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기술) 중심의 전개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다. 

미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거센 바람을 뚫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수면이 거칠어진 상황에서는 소개항주 관찰도 중요한 분석 포인트다. 강한 너울 속에서도 안정적인 선회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평소보다 불안한 선회를 보이는 선수들도 많다. 작은 차이가 결과로 이어지는 경정 특성상 이러한 장면들은 실전 판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봄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어오는 시기가 왔다. 미사리 수면 위에서는 선수들의 기량뿐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변수까지 함께 읽어야 진짜 경정을 볼 수 있다. 바람을 읽는 자가 경정을 읽는 셈이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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