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남친이 또 명품 사줌" 여고생의 수상한 인스타, 알고 보니
“또영(도영)이가 사줌”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주목받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 박도영 군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적힌 문구다. 동갑내기 여자친구인 예지양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서 예지양은 유명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여러 개 들고 웃고 있다. 교복을 입은 도영군과 예지양이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여러 개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는 예지양이 도영군과 교제한 지 100일을 맞았다면서 도영군으로부터 선물받았다는 유명 브랜드 옷과 신발, 꽃다발을 인증한 모습도 포착됐다.
2008년생인 도영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청소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럭셔리한 일상을 뽐내면서 주목받았다. 도영군은 30만원이 넘는 고급 식당에 가거나 명품 신발 등을 구매한 인증샷을 올리며 관심을 끌었다. 또 고가 브랜드 의류를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는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부모님이 뭐 하시는 분들일까”, “금수저 부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들의 일상을 주목했다.
그런데 최근 도영군이 인스타그램에 시급 1만원의 택배 알바를 시작했다는 근황을 알렸다. 가지고 있던 명품 신발을 40만원에 처분한다는 글까지 올렸다.
도영군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도영아 돈 받으면 바로 쏴라”, “이거 올릴 시간에 내 돈 내놔”, “도영아 내 DM(인스타 다이렉트 메시지)은 씹고(무시하고) 인스타는 열심히 하네” 등 심상치 않은 댓글까지 잇따라 달렸다.
결국 도영군의 계정에는 “이젠 다 그만두고 싶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글까지 올라왔다. 이 글 이후 도영군은 인스타그램에서 자취를 감췄다.
“박도영, 도박 청소년 얼굴 변형·합성한 가상인물”
사실 도영군은 가상의 인물이다. 경찰청이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와 협업해 기획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근절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었다. 토스는 도박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얼굴을 변형·합성해 박도영이란 가상인물을 만들었다. 최근 경찰청은 공식 유튜브 계정과 인스타그램 '박도영의 도박일기' 계정을 통해 토스와 협업한 캠페인을 공개했다.
경찰청과 토스는 "가상 청소년 도영군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이버 도박으로 점차 일상이 무너져가는 청소년을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겉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사이버 도박에 빠져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는 주인공을 통해 학부모와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아울러 경찰청은 토스와 함께 도박 의심 계좌를 알려주는 서비스와 신고 방법도 안내할 계획이다. 김동권 경찰청 대변인은 “이번 경찰청·토스의 청소년 사이버도박 근절 캠페인은 단편적인 홍보를 넘어 시스템 개선까지 협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민관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중 약 40%가 도박을 경험했다. 청소년들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이버 도박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만큼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청소년 도박 근절을 위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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