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120㎜ '호우특보'…비 그친 뒤 서울 9도까지 떨어진다

정은혜 2024. 10. 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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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를 보인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추위에 웅크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부터 전국에 많은 가을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격히 하강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기상청은 “이번 주말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격히 하강해 평년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일부 지역에는 천둥·번개·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바다에는 강한 바람으로 풍랑특보가 발표되는 등 위험 기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비는 17일 밤 제주에서 시작해 18일 낮에 전국으로 확대되겠고, 19일까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청권은 20~60㎜(많은 곳 80㎜ 이상), 강원 동해안과 산지는 50~100㎜(많은 곳 120㎜ 이상)로 가을비치고는 상당히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전라권은 10~60㎜(많은 곳 80㎜ 이상), 경상권 30~80㎜(많은 곳 100㎜ 이상) 등 남부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조기인 지난 8월 22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진두항 일대가 바닷물이 도로로 넘쳐 있다. 사진 옹진군청

기상청은 산지와 해안가를 중심으로 100㎜를 웃도는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호우·강풍·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수퍼문’이 나타나는 17일부터 20일까지는 연중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운 시기로 해수면 높이도 높아져 있어, 많은 비로 인한 해안 저지대 침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비의 강도가 센 곳은 천둥 번개 돌풍을 동반할 수 있고, 해안가는 밀물 시 배수가 제대로 안 될 수 있어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아침기온 9도까지 떨어져

비가 그치고 일요일인 20일 아침에는 전국적으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9도까지 하강할 전망이다. 이어 낮 기온은 19도까지 오르면서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산지를 중심으로 도로 살얼음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많은 비가 내린 다음 날 산지는 최저기온이 3도 이하, 일부는 0도까지 도달하며 살얼음이 낄 것으로 예상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주말에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나들이객과 바다 레저 활동을 계획한 분들의 많은 이동이 예상된다”며 “주말 내 위험 기상이 예상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9월 부산 사하경찰서 직원들이 많은 비로 침수된 사하서 앞 우체국 방면 왕복 6차로를 통제하고 안전조치하고 있다. 사진 부하사하경찰서

이렇게 주말 날씨 변화가 큰 이유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에서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기 때문이다. 찬 성질과 더운 성질의 공기가 만난 자리에는 강한 비구름이 형성된다. 이번 주말 호우특보가 발표될 정도의 강수가 예상되는 이유다.

김 분석관은 “최근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기온이 높은 상태가 유지됐다”며 “급격한 기온 변화 탓에 20일 아침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상 분석 업체 케이웨더의 이재정 예보팀장은 “오늘도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25~26도까지 올랐는데, 이는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은, 매우 더운 날씨”라며 “맑은 날씨가 나타나면 기온이 오르다 찬 공기가 내려올 때마다 변동성이 큰 것은 가을의 특징이지만,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수록 가을 날씨의 변동폭은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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