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집 뒷마당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던 아주머니, 무심한 듯 따뜻하던 시골 엄마.

그렇게 익숙했던 얼굴, 배우 남능미입니다.
남능미는 한때 강남 집과 오피스텔, 현금, 알짜 땅까지 가진 ‘알부자’였죠.

그런데 어느 날, 모든 게 무너졌습니다.
그녀는 “누군가 내 피를 다 빼가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는데요.

1967년, KBS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청춘의 덫’, ‘사랑의 집’,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같은 드라마에서 늘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으로 함께했던 배우.
누구보다 조용히, 묵묵히, 단역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겠다는 철칙으로 35년 넘게 연기를 이어온 사람이죠.
무대 밖에선 부지런한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20살에 결혼해 남편과 함께 일군 삶은 강남 집 한 채, 오피스텔 두 채, 서울 근교 땅, 그리고 20년간 붓던 투자신탁까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알부자’였다고 해요.
그런데 그 절정의 순간,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었습니다.

어느 날 무속인이 말했다는 “재산이 다 날아갈 운세”.
불안한 기운은 결국 현실이 되었죠.
남편이 사기꾼에게 거액을 잃고, 그 손해를 만회하려다 또 다른 사기까지.
모든 재산이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그녀는 그날을 “피가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살아 있어도 산송장이었다”라고 기억합니다.

그때, 그녀를 다시 붙잡아준 건 세 살 손자의 미소였다고 해요.
“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할머니가 되어야겠다”
그 마음 하나로 다시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려 15년을, 다시 처음처럼.
작은 역할 하나하나에 혼을 실으며 달렸습니다.

지금 그녀는 다시 남편과 함께, 과거를 내려놓고 노후의 꽃길을 걷고 있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연기 욕심은 남아 있고, 계속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도 품고 있죠.

묵묵하게, 뜨겁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배우 남능미.
그녀의 앞으로의 시간도 따뜻하길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