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메시?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약팀용 [월드컵 따라잡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리오넬 메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외계인', '축구의 신' 등으로 불리지만 월드컵 무대에선 그를 둘러싼 논란도 많았다.
대표적인 논란이 바로 4차례 월드컵 출전에도 불구하고 6골에 그쳤으며, 6골도 전부 조별리그에서만 터진 것이다.
메시는 19살이던 지난 2006년 독일 대회 조별리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일찌감치 월드컵 데뷔골을 터트리고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아르헨티나가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 경험쌓기 차원의 교체투입을 메시에게 지시했지만 메시는 15분 만에 1골 1도움으로 펄펄 날며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마이클 오언처럼 월드컵의 새로운 별이 떴다며 전세계 축구계가 그의 득점을 주목했고 실제로 메시는 이후 소속팀 FC바르셀로나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치더니, 이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을 차지하고 메시가 MVP격인 골든볼을 들어올렸음에도 '자격 논쟁'에 휩싸였다.
아르헨티나가 결승에서 패한 탓에 메시가 무표정한 얼굴로 골든볼을 품은 그 순간, 아르헨티나 대선배이자 1986 멕시코 월드컵 우승 주역인 마라도나가 직격탄을 쐈다.
마라도나는 "메시를 좋아하지만 자격 없는 선수에게 그 상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며 "마케팅을 위한 시상이다. 골든볼은 (득점왕)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마라도나가 쏘아붙은 이유는 메시가 3골을 모두 조별리그에서만 넣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란전에서 상대팀 '침대 축구'를 무너트리는 후반 추가시간 결승포, 나이지리아전에서 자신의 생애 첫 프리킥 골을 포함한 2득점을 고려하면 메시의 활약도를 무조건 지나칠 순 없다.
그러나 마라도나는 16강 이후 골이 없다는 사실을 콕 찍어 대표팀 후배 메시를 공격했다.
메시는 16강 스위스전에선 상대 밀집수비를 뚫고 앙헬 디 마리아의 결승포를 도왔다. 8강 벨기에전에서도 곤살로 이과인의 결승골 때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16강~결승 4경기에서 메시의 '한 방'이 없었다는 점은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과 준결승에서 연속 경기 득점을 기록, 아르헨티나 우승을 이끈 마라도나의 성에 차지 않은 모양이다.
메시는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선 나이지리아전 결승골로 팀을 살리고 천신만고 끝에 토너먼트에 갔으나 프랑스와 16강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와 함께 3-4 패배를 맛보고 함께 이른 시점에서 짐을 쌌다.
그리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5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월드컵에 나서고 있다.
메시의 월드컵 부진, 특히 토너먼트 무득점 이유로는 FC바르셀로나와 다른 미드필더 존재감이 꼽힌다. 바르셀로나에선 사비와 이니에스타 등 메시 뒤를 받치는 특급 미드필더들이 즐비한데, 아르헨티나에선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아르헨티나는 전통적으로 좋은 공격수를 곧잘 배출했으나 눈에 띄는 미드필더를 키우지 못한 것은 어느 정도 맞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보다 아래부터 공격 전개를 하다보니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월드컵에서는 상대 수비수들이 2중 3중으로 그를 막는 일이 많아 메시도 그들을 유인해 동료 공격수에게 골 찬스 만들어주는 일을 자주 한다.
다만 아르헨티나가 토너먼트에서 꼭 필요한 순간 메시가 보이지 않는 경우다 적지 않았기 때문에, 마라도나의 혹평에 반론을 제기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영국 '텔레그래프' 기자들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앞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브라질이 아닌 아르헨티나를 꼽았다. 이어 최고의 스타로는 메시를 지목했다.
메시가 축구 인생 비원인 월드컵 우승 트로피 들어올릴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우승을 위해선 메시의 토너먼트 첫 득점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폴란드 등 조별리그 팀을 헤치고 나면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혹은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팀 덴마크를 16강에서 만난다. 16강을 이기면 잉글랜드, 네덜란드 같은 또 다른 유럽 강호가 메시를 기다리고 있을 전망이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조별리그가 아닌 16강부터 진행된다는 뜻이다.
사진=AP, AF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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