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드컵…아직 ‘한 발’ 남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흘러간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은 지난 20년간 세계 축구계를 지배했던 한 세대의 마지막 장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2006년은 세상에 아이폰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메시는 2022년 카타르에서 첫 월드컵 우승을 이뤄내며 정점에 올랐다. 더 이상 증명할 게 없는데도 39세 메시는 월드컵 2연패로 ‘GOAT(역대 최고)’ 논란에 완벽한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20대 전성기 시절 공을 몰고 들어가며 모두를 제쳤던 메시는 이제는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미국)에서 천천히 걷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번뜩이는 왼발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메시 반대편에 서있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는 얼마 전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했다. 유럽선수권, 유럽 네이션스리그,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그에게 남은 빈 칸은 하나, ‘월드컵 트로피’ 뿐이다. “1000골을 넣기 전까지 은퇴하지 않겠다”는 호날두는 30일 알나스르 소속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개인 통산 970호골을 터트렸다. 동물의 젖이라는 이유로 우유도 안먹고 체지방률 7%를 유지하는 그의 자기관리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나란히 개인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메시와 호날두는 정작 월드컵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J조 아르헨티나와 K조 포르투갈이 각각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라 승승장구한다면, 우리는 결승전에서 한 시대의 상징적인 결말을 목도할 수 있다.

2014년부터 10년간 브라질 축구의 상징이었던 네이마르(34)도 월드컵 결승에서 FC바르셀로나 옛동료 메시와 맞붙는 시나리오를 꿈꾼다. 그는 2023년 무릎 부상을 당한 뒤 대표팀에서 멀어졌지만, 브라질 산투스에서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며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기다린다.

루카 모드리치(41·AC밀란)는 최근 광대뼈 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안면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운다.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 중 한명인 모드리치의 우아한 조율 하에 크로아티아의 2018년(준우승)과 2022년(3위)에 이어 끈질긴 ‘좀비축구’를 펼치려 한다.

2018년 독일을 꺾었던 ‘카잔의 기적’, 2022년 포르투갈을 무너뜨린 ‘알라얀의 기적’을 이끈 한국 주장 손흥민(34)에게도 어쩌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지도 모른다. LAFC 소속 손흥민은 30일 톨루카와의 북중미 챔피언스컵 4강 홈 1차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어시스트해 2-1 승리를 이끌었다.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전을 앞두고 멕시코프로팀을 무너뜨리며 예열 중이다.

벨기에 황금세대 주역 케빈 더 브라위너(34·나폴리), 네덜란드의 ‘벽’ 버질 판데이크(35·리버풀)는 오랫동안 조국을 피해간 월드컵 우승을 갈망한다. ‘이집트의 왕’ 모하메드 살라흐(34·리버풀)도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중미 월드컵은 전술적인 면을 초월하는 의미를 지닌 대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바벨은 “조용히 떠나기를 거부했던 세대의 마지막 월드컵 이야기다. 7월19일 결승이 열릴 뉴저지에서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까지, 2006년부터 이어져 온 한 세대가 불과 몇 주 간격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 할 거고, 그들의 모든 터치는 마지막 터치처럼 느껴 질 거다. 우리는 다시는 볼 수 없을 무언가의 끝을 목격하고 있다. 메시-호날두-모드리치-살라-손흥민 세대라는 이 특별한 조합은 오직 지금 이 시대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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