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내년 韓주식 30% 뛴다"는데…국내 전망 달랐다

김경진 2022. 12. 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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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내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산타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2일 코스피는 45.51p(1.84%) 내린 2,434.33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84% 하락한 2434.3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03% 하락한 732.95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낸 데 따른 영향”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확대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33억원, 5088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90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두 달간 韓증시 7조원 쓸어담아


코스피는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랠리(상승장)’를 이어왔다. 10월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12.94% 상승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에 코스피 종목을 7조190억원어치 쓸어담았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에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 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달 MSCI 전 세계 지수가 6% 증가하는 동안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4%, MSCI 이머징 아시아지수는 17%나 상승했다. 이 달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증시로 유입된 외국계 자금은 126억 달러(약 16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년 만의 최대치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가 급등한 이유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12월 FOMC’ 기준금리 인상폭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골드만삭스 “한국증시 내년 30% 상승”


글로벌 투자은행은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로이터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은행들은 내년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랠리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국과 대만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를 내년 ‘1순위 반등 후보’로 꼽으며 달러 기준 3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가치가 하락해 기업 가치가 낮아진 데다 중국의 수요 회복으로 인한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모건스탠리 역시 한국과 대만을 최고 투자처로 꼽으며 “수요 회복 국면에서 초기 사이클을 주도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 “12월의 산타랠리는 힘들 것”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12월 중순부터 코스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12월 중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감으로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FOMC 이후부턴 모멘텀(동력)이 상실되면서 그 동안의 상승분을 반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모멘텀이 약화하기 시작하고 기업실적도 악화할 가능성이 커져 주가가 오를수록 가격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9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급감했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29.8% 줄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는 금리 인상, 중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 등의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증시의 높아진 기업 가치, 금융투자소득세 등 국내 정책 리스크 등 네 가지”라며 “모두가 기대하던 12월의 산타 랠리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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