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82억원이 증발" 첼시, 영국 축구사 '최악의 적자' 충격…EPL 구단들, 잔치는 끝났다

배지헌 기자 2026. 2. 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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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가 끝나면 돌아오는 건 숨 막히는 청구서뿐이다.

유럽 최고 리그로 군림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들의 재정 민낯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여기에 UEFA 규정 위반으로 부과된 3100만 유로(약 524억 원)의 과징금도 적자 폭을 키웠다.

UEFA는 이 거래를 재정 제출 자료에서 제외했지만, 프리미어리그 PSR 기준으로는 인정받아 흑자로 전환되는 '장부상의 마법'을 부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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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잉글랜드 축구사 역대 최악 손실 기록
-빌라, 여성팀 매각하는 고육지책으로 PSR 위기 모면
-맨유, 고액 연봉자 대거 정리하며 '체질 개선' 총력
트로피를 들어올린 첼시(사진=첼시 FC SNS)

[더게이트]

잔치가 끝나면 돌아오는 건 숨 막히는 청구서뿐이다. 유럽 최고 리그로 군림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들의 재정 민낯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첼시가 영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세전 손실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아스톤 빌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저마다 적자 소식을 알렸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26일(한국시간) 발표한 '유럽 클럽 재정·투자 현황 보고서'가 피치의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실상을 낱낱이 들춰냈다.

가장 충격적인 팀은 첼시다. 2024-25시즌 첼시의 세전 손실은 무려 4억 700만 유로(약 6882억 원)에 달했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수치다. 유럽 전체로 눈을 돌려도 2020-21시즌 바르셀로나(5억 5500만 유로)만이 이보다 앞설 뿐이다. 클리어레이크 캐피털과 토드 볼리 컨소시엄이 구단을 인수한 지 세 번째 시즌 만에 마주한 성적표치고는 너무나 참혹하다.

수입은 쪼그라들고 덩치는 비대해진 구조적 문제가 켜켜이 쌓인 결과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구단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손실은 현금을 수반하지 않는 회계상 처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선수단 장부가치 손상 처리나 자산 상각 등을 통해 과거의 부실을 한 회계연도에 몰아 정리하는 이른바 '빅 배스'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UEFA 규정 위반으로 부과된 3100만 유로(약 524억 원)의 과징금도 적자 폭을 키웠다.
아스톤 빌라 선수단(사진=아스톤 빌라 SNS)

'여성팀까지 팔았다' 빌라의 눈물겨운 생존법

재정난은 첼시만의 고민이 아니다. 아스톤 빌라의 2024-25시즌 세전 손실도 9400만 유로(약 1590억 원)로 집계됐다. 3년 연속 적자로 누적 손실액만 2억 9000만 파운드(약 5619억 원)에 육박한다. 프리미어리그의 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PSR) 위반 벼랑 끝에 몰린 빌라는 결국 '살을 깎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었다.

빌라는 지난여름 구단 소유주에게 여성팀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약 1억 1300만 유로(약 1911억 원)의 일회성 수익을 장부에 올렸다. UEFA는 이 거래를 재정 제출 자료에서 제외했지만, 프리미어리그 PSR 기준으로는 인정받아 흑자로 전환되는 '장부상의 마법'을 부린 셈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는 이번 시즌, 방송 중계권료 의존도가 높은 빌라에 닥칠 진짜 겨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편 맨유는 짐 래드클리프 공동 구단주 주도의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맨유의 이번 시즌 2분기 연봉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7510만 파운드(약 1455억 원)를 기록했다. 마르쿠스 래시포드와 안드레 오나나를 임대로 보내고 가르나초와 안토니를 완전히 정리하며 '연봉 다이어트'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덕분에 임금 대비 수익 비율은 45%까지 개선됐다.

그렇다고 샴페인을 터뜨릴 상황은 아니다. 선수 매각 수익을 제외한 맨유의 실질적인 운영 결과는 여전히 1570만 파운드(약 304억 원) 적자다. 훈련복 스폰서 공백과 유럽 대항전 조기 탈락에 따른 수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뼈를 깎는 지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흑자 전환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EPL 빅클럽들이 최정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쏟아부은 비용이 이제 '피의 청구서'가 되어 돌아오는 분위기다. 2025-26시즌 UEFA가 허용하는 손실 한도는 고작 500만 유로(약 85억 원)다. 챔피언스리그 상금과 선수 매각, 새로운 상업 계약이라는 밧줄에 매달려 이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클럽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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