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Food] 타협 없는 품질 경영…단위 매장 매출 1위 달성할 것
전중구 파파존스 사장
‘미스터리 쇼퍼’ 운영, 서비스 점검
실무자 목소리 듣고 경영에 반영
본사·가맹점 신뢰 바탕 동반성장
![전중구 사장은 파파존스의 꾸준한 성장 이유를 “16개의 직영점 운영한 후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며 “품질관리의 원칙과 가맹점주와의 상생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진 조인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9/joongang/20260529053315405qvri.jpg)
1998년, 글로벌 외식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거대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피자헛이 파파존스의 브랜드 슬로건인 “더 좋은 재료, 더 맛있는 피자(Better Ingredients. Better Pizza.)”를 허위 광고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 치열한 다툼 끝에 2001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피자헛의 상고를 기각하며 최종적으로 파파존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승소는 거대 경쟁사의 견제 속에서도 파파존스가 자신들의 슬로건을 지켜내고, 전 세계 고객들에게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철학을 강렬하게 각인시킨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이런 품질과 타협하지 않는 철학은 한국파파존스의 성장 DNA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한국 진출 초기부터 운영해 온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제도다. 일종의 암행 평가 시스템으로, 서비스와 품질 수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도입됐다. 여기에 글로벌 공인기관인 NSF를 통한 매장 위생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식자재 기준 역시 엄격하다. 저온에서 3일간 숙성한 도우를 사용하며, 이를 전국 매장에 균일하게 공급하기 위해 2019년 안성에 대규모 품질관리·물류센터(QCC)를 구축했다.
철저한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한국파파존스는 프리미엄 피자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 아시아 최초로 한국(압구정동 1호점)에 진출한 이후, 2026년 5월 기준 전국 279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1일, 한국 파파존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전중구 사장을 만나 파파존스의 내실 있는 성장 비결을 물었다.
Q : 2003년부터 지금까지 파파존스와 함께 했다. 여러 직급을 거쳐 이 자리에 왔는데, 변하지 않은 일의 원칙이 있다면.
A : 맡은 일에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와 ‘주인의식’이다. 사원 시절, 쟁쟁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기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어진 일이라도 확실히 잘하자”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다. 단순히 지시받은 일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 일의 결과가 회사와 고객, 가맹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늘 살폈다. 특히 외식업은 가장 최전선의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리더나 매니저가 먼저 주인의식을 갖고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지 않으면 그들을 이끌 수 없다. 직급이 올라가며 역할은 계속 달라졌지만, 이 주인의식 원칙만큼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Q : 실무를 아는 리더로서 의사결정에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A : 과거 사원 시절에는 전반적인 조직 문화가 수직적이어서 실무자의 의견이 위로 전달되기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실무자다. 실제로 과거 현장의 반대 의견을 뒤로하고 무리하게 2년간 TV 광고를 집행했다가 회사가 힘들었던 뼈저린 경험이 있다. 이후 사장이 된 지금은 실무진과 팀장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듣고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집중한다. 아무리 좋은 방향성이라도 현장에서 실행 불가능하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과 즉문즉답을 주고받는 ‘상생협의회’가 대표적이다.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기 위해, 지난해에는 가맹점주의 오랜 요청이었던 ‘PG사 수수료 인하’ 협의를 직접 이끌어내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실제 경영 정책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
Q : 가맹점주와 갈등이나 잡음이 크지 않은 이유로 상생협의회를 꼽았는데.
A : 가맹사업을 16개의 직영점을 만들고 나서 시작했다. 미국 프랜차이즈 매뉴얼을 그대로 들여오지 않고 한국 상황에 맞춰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시스템을 검정한 뒤에 가맹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2004년 12월이 시작인데, 가맹점주와의 협의체는 2005년 초에 만들었다. 초기 브랜드의 어려움을 본사가 독단적으로 끌고 가거나 가맹점주에게 떠넘기지 않고, 처음부터 ‘원팀(One Team)’으로 움직이며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왔다. 문제가 없을 순 없다. 다만 20년 넘게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타협하며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Q : 그래서 2024년부터 폐점률 0%, 기존 점주의 다점포 비중 55%를 기록 중이다. 지속가능한 점포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 ‘운영자의 태도’다. 상권이나 배달 환경이 계속 변하더라도 품질, 서비스, 청결이라는 기본을 점주가 직접 챙기고 솔선수범하는 매장은 흔들림이 적다. 고객은 그 차이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본다. 파파존스에는 ‘인재 제1주의(P.A.P.A: People Are Priority #1 Always)’라는 핵심 가치가 있다. 좋은 점포는 결국 좋은 사람이 만들고, 그 좋은 운영 문화가 최고의 고객 경험으로 이어진다고 굳게 믿는다. 기존 점주가 매장을 추가로 내는 비율이 55%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러한 굳건한 원칙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강력한 신뢰를 증명하는 결과다. 또 본사도 로열티 1%를 깎아주는 등 가맹점의 매출이 좋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돕는다.
Q : 2019년 대비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했다.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가장 우선하는 것은 무엇인가.
A : ‘품질 유지’와 ‘가맹점과의 동반성장’이다. 브랜드의 성장은 결국 고객의 신뢰에서 출발하며, 그 신뢰는 맛과 서비스가 흔들리지 않을 때 만들어진다. 우선 일관된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2019년 안성에 품질관리센터와 물류센터가 결합된 대규모 ‘QCC(Quality Control Center)’를 크게 확장 이전했다. 가장 최신의 설비를 도입해 전국 단위의 품질 균일화를 완벽히 구축했다. 또한 자사 주문 채널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만족도를 조사하는 ‘파파토크’를 운영해 피드백을 적극 수용 중이다.
가맹점과의 동반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축이다. 우리는 본사 소속 지역장(슈퍼바이저)이 타 브랜드 대비 적은 15~18개 안팎의 매장만 전담하도록 한다. 이들이 월 3~4회 이상 매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아르바이트생 교육까지 지원한다. 단기적인 손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다지는 현장 밀착형 관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탄탄한 기반이 되었다.
Q : 본사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품질 관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와 정성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2003년부터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누군지 모르는 평가자가 분기에 한 번씩 몰래 피자를 주문해 배달 시간, 고객 응대, 피자의 형태를 사진으로 찍어 꼼꼼히 평가한다. 본사가 이 비용을 전액 부담하며,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기준으로 깐깐하게 관리한다. 점수가 미달하면 페널티를 주지만, 잘하는 매장에는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결과적으로 피자를 잘 만들면 매출이 오른다는 것을 점주들도 체감하면서, 규제가 아닌 매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Q : ‘수퍼 파파스’의 장수 비결과, 한국 시장만을 위해 시도한 독자적 메뉴가 있다면?
A : 매년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시그니처 메뉴 ‘수퍼 파파스’는 창업주가 더 좋은 재료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피자를 만들고자 고안한 첫 작품(The Works)이다. 엣지나 모양에 화려한 장난을 치기보다는, 도우와 토핑 본연의 묵직한 맛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직하게 지켜낸 것이 롱런의 비결이다. 한국에서 제안해 역수출한 메뉴도 있다. 매년 4개의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그중 ‘스파이시 치킨랜치’는 외국 파파존스 관계자들이 맛보고 반해 현재 여러 국가에서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
Q : 프리미엄 피자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앞으로의 전략은 무엇인가?
A : 유연한 대처와 상권 맞춤형 전략이다. 도심 외곽이나 인구 2만~3만 세대의 소규모 상권 진입을 위해 투자비와 매장 면적을 확 줄인 ‘그랩 익스프레스(Grab Express)’ 모델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또한 물류비 등 본사 비용 부담이 큼에도 불구하고 전국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제주 지역 출점도 강행했다. 파파존스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매장 수 1위가 아니라 가맹점주의 수익을 보장하는 ‘단위 매장 매출 1위’다. 앞으로도 우리는 흔들림 없는 타협 불가 원칙인 ‘품질’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확장을 이어갈 것이다.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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